신규임용자교육

공직일기 3

by 아윤

지자체별로 약간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2022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했던 나는,

2023년 지방공무원인재개발원에 신규임용자교육을 갔었다.


정식 공무원 임용 전에 신규임용자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좀 더 좋으리라 생각했던 것엔 몇 가지 들은 풍문이 있어서였다.


첫 번째는 이 교육이 약 보름(15일) 간 진행되니까 임용 이후 교육에 참여할 경우엔 업무시간에 교육에 참여해야 해서 주말에 출근하거나 평일 일과 후에 초과근무를 통해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를 들어서였고,


두 번째는 이 과정에서 애먼 대직자(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대리하여 업무를 처리해 주는 분)가 고생을 하게 되니 서로 좋을 일이 없어 어쩐지 대놓고 무어라 불만을 표할 수는 없어도 참 껄끄러운 상황이 벌어지고는 한단 얘기를 들어서였다.


사실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이 직업에 속해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이게 어떤 의미인지. 내가 교육에 참여하는 동안 내 대직자가 어쩔 수 없이 긴긴 보름간 겪어야 하는 일이 어느 정도인지 사실 잘 몰라서 그런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정식 임용이 되고 이제 이 년 차를 향해 달려가는 요즈음 만약 내 대직자가 신규임용자교육을 참여하지 못하고 임용돼서 다음 달에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고 하면 솔직히.... 그걸 아주 기분 좋게 "재미있게 다녀오세요~."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우리 조직이 그래, 참 그렇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난 시보임용 전에 인재개발원 신규임용자 교육에 참여하게 됐었다.


보름간의 교육이 재미있었냐고 물으신다면 주저 없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고.

그 교육에서 현재 이 년을 넘어 삼 년째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기들을 얻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소중했다고 말할 수 있다.

더불어 임용 전에 교육에 참여했기 때문에 모두 자유롭게 놀 수 있어서 정말 어떤 부채감 없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었어서 더욱 좋았다.


대신에 이 교육의 의미, 그러니까 신규 임용자 교육으로서 실효성이 있는 교육이었냐고 물으신다면.

단호히 그건 아니라고 답하겠다.

두툼한 책도 여러 권 받았고, 실제 공문 작성법이나 기본 회계 관련 강의를 들었고 과정의 마지막 즈음에는 실무(?) 공문 작성 시험까지 치렀었지만.

다양한 직렬의 예비공무원들을 모아두고 정작 실무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육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는 했겠지만..., 언젠가 내가 영향력을 가지고 이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면 꼭 <직렬별로, 실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이 교육과정을 풍성히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장점으로 다시 돌아와서,

내 경우에는 직렬이 다르고 결국 지자체 내에서 임용된 구군이 달라 서로 같은 기수의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서로를 이 긴긴 공직생활에서 모르고 지나갔을지 모르는 소중한 동기들을 만나게 해 준 교육이니 자체로 의미가 컸던 게 사실이다.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고 난 이후에도, 내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현실 같지 않을 때도 이 교육에 참여하던 순간만큼은 그래도 성취감을 좀 눈에 보이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자주 선사해주기도 했었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온 전국에 벚꽃이 피고,

꽃노래가 자동으로 흘러나오던 날 좋은 3월에 교육원에 가게 돼서.


돌아보면 참 많이도 웃고 즐거웠던 날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의 내가, 내향형들이 주로 모인 이 세계에 가서 "주무관님 MBTI 혹시 E 아니에요? 에이 설마"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참 재미있었던 날들이었지.


그 동기들과 현재도 연락하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비록 우리가 그날에 그렸던 공직생활과 지금의 현실이 다르더라도.

지금처럼 함께 울고 웃으며 긴긴 공직생활을 걸어갈 동료가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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