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를 꿈꾸는 열일곱

발음보다 중요한 자기 서사

by Jaden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는 한 아이를 만났다. 마주 않은 아이는 앳된 얼굴이었다. 자기소개를 시작한 아이의 영어는 문법이 뒤죽박죽이었지만, 문장 사이사이에는 숨길 수 없는 진심이 묻어났다.


한국 소속사 오디션에 연거푸 떨어지면서도 "배우가 되어 할리우드에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아이의 눈빛은 단단해 보였다. 아이는 조심스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똑바로 전하고 싶어요. 나중에 올 영어 캐스팅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그날부터 우리는 만날 기회가 생기면 발음 교정 같은 기술적인 훈련 대신 영어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연습을 했다. 나는 아이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 "문법은 틀려도 괜찮아, 하지만 너만의 스토리는 분명하게 가지고 있어야 해. 할리우드의 기자가 Tell me about yourself 라고 물었을 때 바로 나올 수 있는 나만의 서사를 가지고 있어야 해."


Tell me about yourself


목소리가 작아지는 건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내 이야기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일 때가 많다. 문법이 조금 틀려 단어 선택이 서툴러도 괜찮다. 하지만 '내가 누군인가' 라는 질문 앞에서는 견고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할리우드 나아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자신을 지켜낼 첫걸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수하면 인생이 끝장날 것 같은 압박감 속에서 사는 열일곱. 너무 빨리 불안해지는 그 여린 마음에게,지금은 틀려도 괜찮은 나이이며 그 실수가 결코 너라는 사람을 규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

우리의 대화를 통해 전해졌기를 바랐다.


When do you feel happy?
"언제 가장 행복하니?"


나의 질문에 아이는 할리우드에 가는 꿈을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다고 답했다. 나는 그 꿈을 영어로 한 번 말해 보라고 했다.


"I will be an actor in Hollywood."


수줍게 튀어나온 그 한 문장.

꿈을 언어로 내뱉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영역으로 한 발 들어온다.


아이의 찬란한 미래를 조용히 상상하며,

내 마음이 들떴던 그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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