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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내 직감을 믿는다

by Jaden

17살 때 처음으로 미국에 가겠다고 부모님께 말했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던 엄마는

"뭐?

야!!

너 미국이 어딘지는 아니?

그런 말은 하지도 마.

네가 무슨 재주로 미국에 가냐?"


소리 지르시던 엄마의 목소리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듣고 보니 엄마 말이 틀린 것 같지는 않았다.

지도책을 꺼내서 봤더니 미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었다.

멀긴 멀구나..

내세울 것 없는 내가

미국 같은 큰 나라에 가서 뭘 하겠다는 건지..



성인이 된 후에도

끓어오르는 뭔가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Life = White Canvas


이유는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 흰색 도화지를 주며 어떻게 인생을 채워 나가고 싶은지 표현해 보라면

서슴없이 미국에 가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다채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내 모습을 그릴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건 바로 직감이었다.

신기하게도 나의 Inner GPS는

내 인생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뉴욕에 정착해서 사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17살의 나를 떠올리게 된다.

극도로 소심한 내가 뭔가 하고 싶다는 표현을 했을 땐

엄청난 용기를 냈던 일이었다.

단칼에 거절했던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내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수는 없었을까?

그런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좀 더 일찍 왔다면 시행착오도 덜 겪었을 텐데.

20대에는 부모님에 대한 내재된 분노가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However,


나이를 먹으며

좀 더 균형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해외여행 한번 안 가본 분들에게 미국은 머나먼~나라였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자식사랑은 '보호' 였으며

자신들이 알고 있는 보호 방법은 위험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었다.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17살 때 부모님의 거절은 소심한 내게 엄청난 결단력을 심어 주었다.


결단력 = 나의 장점 = My Strength


이 결단력으로

20살 성인이 된 후

부모님이 내게 다시 한번 미쳤다고 했을 때도

가방 두 개에 옷가지를 넣어 한국을 떠났고

10년 넘게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진심 어린 호소에


여기가 내 삶의 터전이며

내 인생과

내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Almond Milk Cappuccino at Gregory Coffee, NYC



A or B? 결정의 갈림길에 선 친구들에게,


1. Inner GPS 혹은 Inner Calling 의 속삭임에 집중해 보자.

신기하게도 Inner System 은 자신이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2.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

과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인간이란 과거에 형성된 프로그램에 따라 오늘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물을 마시듯 매일매일 자신을 토닥이며 오늘부터 나를 새롭게 프로그램해 나가야 한다.



"인생에서 경험하는 실패 낙오 고뇌 그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그뿐이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failture. Failure is just life trying to move us in another direction.

- Oprah Winfrey


어제의 교훈으로 오늘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더 밝은 미래를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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