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 송대리의 전남편 -첫 번째
카톡에서 송대리를 확인한 후 한동안은 멍해 있었다. 그렇지만 계속 이 상태로 있을 수는 없다.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송대리와 소시오의 관계를 알고 나서 바로 한 일은 몇 년 전에 연락 온 송대리 전남편 지인의 전화녹음을 찾는 일. 가장 직접적인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
송대리의 전남편...!!
이제 그를 A 씨라 부르기로 한다.
A 씨의 지인이 내게 제보전화를 하던 그때로 돌아가 녹음본을 다시 듣고 A 씨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내가 본인들에게 직접 물어본다며 A 씨의 지인에게 A 씨의 연락처를 달라고 했고, 제보전화를 했던 그 사람이 A 씨의 전화번호를 내게 넘겼었다. 물론 그 통화 후 나는 A 씨가 아닌 소시오에게 연락을 했기 때문에 그때의 사건은 일단락되었고 난 소시오와 결혼생활이 이어진 것이다.
사실 그때의 전화녹취로 난감했던 것은 송대리의 남편 A 씨였다. 소시오가 내게서 받은 전화녹취를 속기사에게 맡기고 그건 명예훼손이란 또 다른 소를 제기하게 된 증거로 쓰였음을 그때의 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때 그런 이야기가 나왔단 것은 A 씨는 분명 증거를 갖고 있었을 거라 100프로 아니 500프로 확신을 하였고, 다급해진 나는 A 씨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받는다...!!!!!!
- 안녕하세요~ 소시오씨의 아내 미틈달입니다~
..........(정적이 흐른다.......)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제가 얼마 전 A 씨의 전아내와 소시오씨가 카톡을 주고받는 걸 우연히 보았고 그 둘이 전에 얘기 주셨던 거처럼 외도 중인 것 같아서요..
.......(잠시 후 )
= 이혼하셨던 거 아니셨어요...?
- 아니요.. 저희는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 중이었습니다.
몇 년 지난 저의 전화가 당황스럽다는건 압니다만, 제게 그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이야기 주실 수 있으실까요..?
= 예.. 정말 당황스럽고 저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음….예... 그러실 거예요;;;;; 그때의 제보전화도 쌩~했던 저인데 이제 와서,,, 네~)
- 많이 당황스러우신 거 알고 있지만 둘이 언제부터였는지 소시오씨가 상간자 위자료 소송을 당했는지..
두 가지만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요...?
(몇 년이 지나서 이게 얼마나 무례한 부탁인지
충분히 알겠으나 나는 그 당시 달리 매달릴 곳이 없었다. )
=저는 그 사건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두 분도 그러고 나서 이혼하신 줄 알았어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과거의 일이고 저에게는 완료된 일입니다. 과거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만 끊겠습니다.
A 씨는 굳은 목소리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를 이해 못 할 리 없다. 그도 한줄기 희망처럼 그의 지인이 내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나는 그걸 소시오에게 알린 결과 그는 명예훼손 벌금이 나왔던 일 말고도 추후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소시오가 내게 알렸단 이유만으로 CCTV가 녹화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A 씨의 차에 오물을 뿌렸고 송대리 또한 그때의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있지도 않았었고 자기의 잘못으로 넘어진 상처를 고스란히 A 씨의 가정폭력이라 진술했으며, 같은 회사 내에서 있었던 송대리와 소시오는 행사에 사용된 남은 물품이 집에 있었단 이유로 송대리가 사진을 찍어 소시오에게 넘겼고 인사담당 소시오는 A 씨를 배임횡령으로 형사고소를 시도했었다.
참.... 송대리와 소시오는 한결같이 못돼 처먹었구나...
그러니 A 씨 입장에서는 소시오와 엮이고 싶지 않음이 당연하다.
당연한 걸 아는데... 그럼에도 증거 찾기가 어려운 외도자의 배우자들은 뭐라도 매달리고 싶다.
연관된 사건을 담당하면 사건의 내용을 알 수 있을까 하여 그다음 날 정중한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 급 전화로 잠은 좀 주무셨을까요..
나쁜 기억을 끄집어내게 해 드려 그 점도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
조만간 변호사를 만나고 제게 알려주는 제보 문제가 또 다른 피해의 소지가 되지 않게 원하시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작성하게 된다면 그때 뵙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추천 변호사님이 있으실까요?"
나 나름의 최대한 정중하고 죄송한 마음을 담아 A 씨에게 메시지를 보냈으나
요즘 말로 읽씹 당했다.
네~ 그래요 ~ 제가 그땐 죄송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려요~
그렇지만 사건이 종결된 지금 시점에서 보니
그때 제가 A 씨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지 않았고, 그 당시 송대리와 소시오의 관계를 알지 못했던 이유가 분명히 있더군요. 인간은 하찮아서 어느 때는 신이 계획하신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그걸 인간의 자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때의 제가 A 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시간이 흐른 지금의 결과에 대해 우연히라도 듣게 되신다면 그때의 저에 대한 화? 기분 나쁨? 어이없음? 그 무엇이든지 간에 없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