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 여자 2호 영숙
응? 응? 여자 2호라고??? 영숙이라고???
그렇다. 여자 2호가 나왔다.
내가 소시오를 간헐적으로 쫓아서 건진 건 송대리의 집에 들어갔다가 아침에 나오는 거뿐.. 그 이상을 건질 수가 없었다.
최소한의 상간소를 위해 필요한 사랑 해, 보고 싶어, 자기야 같은 표현이 있는 메시지 나 주고받은 영상 같은 게 있거나 스킨십을 하거나.. 그런 것들이 필요한데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카드를 쓰게 해 달라는 것과 자기만 아프고 기다린다는 애매한 카톡뿐 그것도 달랑 한 페이지 (소시오는 카톡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시로 지우는 거 같았다.)
그래서 소시오를 본격적으로 쫓아보기로 했다. 난 막다른 길에 이르렀고 그는 나를 오랜 시간 이용하고 기만했으니 이젠 내 차례다 싶었다. 생업을 팽계치고 쫓던 첫날 일찍 퇴근한 소시오는 송대리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다. 난 송대리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지금 만나서 산책하는 저 여자는 분명 송대리가 아니다!!
송대리는 키가 작은데 저 여자는 키가 크다! 먼 실루엣만으로도 알 수 있다. 손을 잡거나 하진 않지만 묘한 어깨 터치감이나 웃는 게 한두 번 만난 거 같지 않았다.
뭐지..... 이건 뭐지....?
각자 다른 차를 타고 온 남녀가 산책을 마친 후 각자 자기의 차를 타고 헤어진다.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여자의 차를 쫓기로 한다.
여자 2호의 차는 저번에 소시오가 사라진 날 타고 간 흰 차가 아니다.
그녀의 차는 은회색이다.
그 여자는 소시오와 헤어진 후 자기 거주지로 보이는 아파트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다.
지하주차장은 아파트 거주자만 들어갈 수 있기에 그녀가 몇 동에 사는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오,,, 마이,,, 갓,,,,,
여자 2호 영숙의 아파트는 매장에서 바로 코앞에 보인다.
걸어가면 2분 정도 걸릴 아파트다...
소시오... 여자 2호 영숙과는 무슨 관계니...?
따져 묻고 싶은 목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그날 밤 소시오의 차는 송대리 아파트에 있었다.
나에게는 이대표와 업체 미팅 차 수원에 있다고 했다.
내가 가진 것
송대리와의 카톡, 송대리 아파트에서 나온 소시오, 차주가 불분명한 흰 차 넘버
그리고 여자 2호 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