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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틈달 Aug 22. 2024

나는 소시오패스와 결혼했다.

3화 - 불륜녀 송대리 - 첫 번째

그때 그 전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소송하는 거 알아요?"

"네????"

-"우리 직원 와이프랑.. 그쪽남편 소시오씨가 바람나서 같이 살림 차린 거 모르세요???"


머리를 맞는다는 기분이 이런 느낌일까....

"다시 한번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뭐라고요?"

최대한 정중하게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서비스 마인드는 어디를 가나 철저해진다,,,)

다시 물어보니 내용은 이러했다.


남편 소시오씨가 송대리랑 바람나서 회사 내에 알려져 회사를 급하게 그만두는 거라며..

여태 그런 것도 몰랐냐며...

난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송대리와 그녀의 남편이 이혼하는 걸 안다. 그 와중에 소시오는 그 싸움에 낀 것뿐이다.

회사를 나오는 것도 다른 이유 때문이다. 내가 당사자들에게 직접 묻겠다. 송대리 남편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의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 전화를 한 당사자는 나의 침착함에 당황하며 송대리 남편의 번호를 알려줬다.

전화를 끊자마자 내가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 당시 남편 소시오씨...


자기야.. 그 둘이 사이가 안 좋아 이혼하는 건 알겠는데...

내가 이렇게 지저분한 이야기까지 들어야 할까...?

소시오씨가 한 말은 이러했다.

그 둘이 이혼하면서 송대리의 일자리를 알아봐 준 자기에게 불똥이 튄 거라며...

소시오는 써치펌 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담당자였다.

좋은 언변과 남자다운 외모, 술, 담배를 안 하고 직장 내의 성실도가 높아서인지 회사 안팎으로 인기가 좋았다.

그런 자기가 지금 회사내외로 당황스럽고 억울한 상황에 놓인 거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녹취된 제보 전화는 소시오씨에게 전달했고

송대리와 다신 엮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갖 후회와 사랑의 이모티콘으로 도배된 카톡 페이지는 아직도 남아있다.


송대리...

그녀는 소시오씨의 전 직장 동료였다.

송대리와 그녀의 남편, 소시오씨까지 모두 한 직장에서 근무했다.

난 그녀와 개인적인 첫 만남을 기억한다.


개인 매장을 열고나서 얼마 안 된 8월의 끝자락 퇴근 무렵쯤이다.

검은 민소매 옷에 검은 지방시 가방을 멘 여자가 두리번거리다 매장에 들어온다.

"송대리님~ 안녕하세요~~"

화들짝!! 그녀가 놀란다.

-"저를 아세요?"

"그럼요~~~^ㅡ^ 저희 아이 돌잔치에 오셨잖아요~"

나의 아이는 그 당시 4살이었고 2년도 더 되었지만 돌잔치에 온 그녀를 난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남편과 같이 오기로 한 날보다 먼저 와서 매장을 둘러보던 것이었다.

난 사람에 대한 기억력이 꽤 좋다는 걸 그녀는 간과했을 것이다.


-"내일 다시 올게요"

그녀가 서둘러 나간다.

그리고 작정하고 다음날 온 그녀가

나를 같은 테이블에 앉지도 못하게 작은 주문들을 끊임없이 했고

8월의 끝자락에서 서성이며 움직인 나는 홈빡 땀에 젖었고

그 커플과 저녁식사를 막무가내로 잡은 소시오씨에게 이렇게 이런 모습으로 갑자기 저녁은 먹고 싶지 않다고 했고 소시오씨는 이름에 걸맞게 그날 몹시 화를 냈다.

어떤 아내가 남편의 첫 지인들과의 저녁식사를 땀에 젖은 꾀죄죄한 모습으로 밥을 먹고 싶을까..

그들은 차려입고 땀 도 흘리지 않고 보송보송한데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다.

소시오씨와 송대리는 그 순간에도 불륜 관계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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