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사기 May 03. 2019

앙&도쿄타워 그리고 키키 키린[樹木希林]

일본영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키키 키린 상의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배우의 삶에 충실했던 그녀는 배우로서는 물론 그녀만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 앙 [あん]과 도쿄타워[東京タワー], 앙 [あん]에서는 그녀의 손녀가 함께 출연을 했고, 도쿄타워[東京タワー]에서는 그녀의 젊은 시절 역을 그녀의 딸이 연기했습니다. 어쩌면 도쿄타워에서의 모습이 현실의 그녀와 많이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키키 키린상은 결혼 후 40년 가까이 별거 생활을 했습니다. 그녀만의 독특한 사랑 방식이라고 할까요.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사랑 방식과 다양한 부부상이 있어서 타인이 한 마디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녀는 사랑에 대해서도 일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길이 선택한 길을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낸 것 같습니다.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그 길을 오롯이 걸어가는 삶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오랜만에 두 영화를 다시 보며 키키 키린 상의 삶에 다시 빠져들었습니다. 그녀 생 전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해요. 구멍이 나 신을 수 없는 스타킹을 청소 도구로 마지막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사용하며, 인간도 물건처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써야 한다며 배우의 일을 쉬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다고 했다고 해요. 결국 그녀의 죽음 뒤에도 그녀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되었고, 또 마지막까지 그녀가 참여한 새로운 영화도 아직 제작 중이랍니다. 물건이건 사람이건 수명을 다할 때까지 그 사명을 다하는 삶이야말로 진정 멋진 삶이 아닐까 해요. 나의 삶도 그런 삶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졌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참,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반년쯤 지나 그녀의 남편인 우치다 유야 상도 생을 마감했습니다. 생 전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점을 보았는데 자신이 죽을 때은 남편도 데리고 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요. 이혼을 원하는 남편과 끝까지 부부 관계를 유지하며 부부를 넣어 선 부부의 삶을 살았던 두 사람.

키키 키린상은 남편이 있었기에, 이런 특별한 결혼 생활이었기에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었다 했지요. 그녀의 사랑이 어떤 것이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함께 비슷한 시기에 생을 마감한 걸 보면 특별한 인연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