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1
나지막한 새소리가 들렸다. 분명 공원 산책을 하는 중이었는데…… 반쯤 눈을 뜨고 보니 이불 안쪽 어디선가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 이불 깊숙이 손을 집어넣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새벽 4시, 새해 첫날의 새벽이다. 그래, 어젯밤 알람을 맞추고 잠이 들었었지. 볼륨 소리는 아주 작았고, 알람 소리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워 마치 창밖의 새소리에 자연스레 눈을 뜬 것처럼 상쾌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불을 켰다. 겨울날의 새벽 4시는 왠지 모닝커피를 마시기에도 이른 것 같아 그대로 침대 한 편에 기대어 노트북을 펼쳤다. 그리고 새해 다짐의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는 시간, 가장 맑은 시간에 좋아하는 일을 쌓아가는 것, 이게 바로 올해의 나의 다짐이다.
한참 집중해서 일을 하다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아 커튼을 걷었다. 운이 좋으면 일출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창밖은 아직 깜깜했다. 그리고 그 깜깜한 하늘 저 편에서 종이 조각 같은 하얀 달을 발견했다. 살면서 수많은 1월 1일을 맞이했지만, 1월 1일에 만나는 달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강렬한 새해 아침의 태양보다 은은한 새벽달에 마음이 동해서 인사를 건넸다.
일출을 보면 소원을 빌 생각이었는데, 새벽달 앞에 서니 나도 모르게 좋아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불쑥 튀어나온 새벽녘의 수줍은 고백에 얼굴이 달아올라 창문을 열어둔 채로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