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책
폐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서점에서
이번엔 타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을 두 권 샀다.
물론 문고본으로.
문고본은 휴대하기 좋게
작고 가볍게 만든 서적을 말한다.
여전히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느낌을 좋아하는 나는
언제 어디서든 휴대하기 편한
가방 한 편에 쏙 들어가는 문고본이 좋다.
타니자키 준이치로의 문고본은
표지의 색과 디자인이 다 같아
한데 모아두면 굉장히 강렬한 것 같다.
문고본을 출판하는 출판사는 여러 곳이 있는데
고전들은 각 출판사마다 나오고
신간들은 작가가 계약한 출판사에서만 나온다.
보통은 이렇게 작품마다 표지가 다르다.
이건 다자이 오사무의 문고본.
이 시리즈의 표지는 만화 데스노트의 작가가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표지로 치면 나츠메 소세키의 작품으로
[카도카와角川]의 문고본이 가장 예쁘다.
전통적인 문양을 모티브로 한 표지에는
일본스러운 단아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문고본은 서점에서도
출판사별로 코너가 나누어져 있다.
단행본 코너와 문고본 코너가 나눠져 있어
같은 작품을 양쪽으로 찾아가며
비교해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다 비슷한 듯하지만 출판사마다
종이의 질감, 디자인, 시오리[책갈피] 등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취향이 나뉘게 된다.
시오리는 또 [PHP]가 예쁘다.
좋은 글귀를 새겨놓은 시오리가
책을 잠시 쉬어가는 동안
마음의 휴식을 주는 것 같아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신쵸샤新潮社] 문고본을
제일 좋아한다.
문고본은 책마다 번호가 붙여져 있어
같은 출판사의 책을 사서 나란히 꽂아두면
자연스레 빈 번호의 작품이 궁금해지고
그 궁금증은 빈 번호를 채우고 싶은
욕구로 이어진다.
보통 문고본은 단행본이 나온 후
2,3년 후에 발간되거나,
(작품에 따라서는 잡지나 신문 등에 연재로 실린 후
단행본이 나오기도 하고 단행복으로 처음 발표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시기에
맞춰 발간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드라마로 나올 때에는
표지 위에 새로운 커버가 입혀져 나온다.
커버는 물론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인 경우가 많다.
이전 발간된 작품 중에서
영화로 나오게 되면 그 시기에 맞춰
띠지만 새로 만들어 나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영화가 주목을 받으면
거기에 맞춰 띠지를 두른 뒤
서점의 메인 매대에 자리 잡게 된다.
[드라이브 마이카]의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도
새로운 띠지를 입고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문고본에는 단행본에는 없는
작품 해설이 첨부되어 있다.
(이 부분이 문고본의 독자를 유혹하는데 가장 큰 몫을 한다)
그 외 문고본의 장점이라면
단행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작은 사이즈만큼
소장하는데 장소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村上春樹 [ノルウェイの森]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시대]
내가 가지고 있는 낡은 문고본은
누군가가 내게 준 선물이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손때가 가득 묻은 이 책이 나는 참 좋다.
책장을 넘기면 다시금
깊고 침울한 바람소리가 가슴을 스치는 것 같다.
아주 오랜만에 서점에서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건 내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마음의 선물로.
그리고
새로운 [노르웨이의 숲] 문고본을 데려와
낡은 문고본 옆에 곱게 꽂아두었다.
겨울바람이 불어올 때쯤
다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