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다케히사 유메지 미술관에서 데려와
한동안 곱게 모셔 두었던 시오리를
기분 전환으로 꺼내 들었다.
[시오리 しおり]는 책갈피라는 뜻의 일본어인데
단어가 주는 느낌이 단아하기도 하고
책갈피의 이미지와도 딱 떨어지는 것 같아
입으로 단어를 내뱉을 때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しおり、シオリ、 Shiori, 시오리
히라가나, 가타카나, 영어, 한글로 써도
신기하게 다 예쁘다.
(그러고 보니 한국어의 책갈피라는 말도
참 예쁘네)
아, 시오리라는 여자 이름도 꽤 많다.
문고본을 사면 보통 가름끈이 없는 책에는
시오리가 하나씩 끼워져 있다.
시오리는 출판사 별로 디자인이 다를 때도 있고,
이벤트나 도서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다.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책 표지랑 시오리가 세트처럼 딱 떨어지면
그것만으로도 괜스레 기분이 올라가기도 한다.
보통 일본의 서점에서는
시오리를 계산대 앞에 놓아두고
필요한 사람이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집어 온 시오리가
우리 집에도 연필꽂이 한 편에 차곡차곡 꽂혀 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을 때는
시오리보다 가름끈이 편한 것 같다.
문고본은 출판사에 따라
가름끈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또 출판사에 따라
그립감이나 종이 질감이 달라
읽다 보면 자기의 취향이 생기게 되는데,
문고본 이야기를 하면 길어지니
그건 다음번으로 미뤄두고.
아무튼,
읽을 때는 가름끈이 편하고,
책장에 꽂아 둘 때는
가름끈이 없는 게 깔끔하고,
시오리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마냥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