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여행
실은 나고야에서 떠나는
작은 여행의 기대가 컸는데,
도착 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쉽지만 시라카와고도 이세진구도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하루면 충분하다 생각했던
나고야 둘러보기가 삼일로 늘어났다.
처음부터 일정은 느릿했지만
느릿한 일정이 덕분에 더 느릿해졌다.
세 번째의 나고야지만
처음 가보는 노리타케의 숲,
가을빛이 가득하던 작은 숲.
바로 옆에 있는 이온 몰에는
반가운 츠타야가 있었다.
여행 첫날 서점에 앉아
여행책을 뒤적이는
소소한 즐거움.
애써 한적한 동네를 찾아
타박타박.
추부전력 미라이 타워를 발견했지만
따라가지 않았다.
지금 보니 그냥 버스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어도 좋을 뻔했다.
나고야 역 근처에서 만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스타바,
뷰가 좋고 사람이 많다는 그 스타바.
서점에서 만난
한강 작가의 책들.
(희랍어 시간의 문고본도 빨리 나왔으면)
나고야에 왔으니 나고야성,
하지만 써늘한 한적함이 예사롭지 않고.
그랬다.
나고야성은 천수각을 비롯해
여러 곳이 내부 수리 중,
입장은 가능하지만 천수각을 볼 수 없다면,
관광지에 관광객이 없을 땐 이유가 있다.
발길을 돌려 멀리서라도
나고야성의 모습을 보려 했으나
성은 너무 거대했고 바람은 매서웠다.
결국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나고야도 메리 크리스마스.
사카에 역에서 만난 신기한 관람차.
가끔 관람차를 보면
타고 있을 때 지진이 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마지막 관람차는 언제였더라
도쿄돔 시티에서였던 거 같은데
누구랑 탔더라...
가쿠하이볼 광고판이 유난히 눈에 띄던
나고야의 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커다란 소주병 간판.
가게 이름인지 소주 광고인지
알 수는 없으나
나고야에서 만난 반가운 한글
소주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