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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기록,

나고야 여행

by 우사기

나고야에 왔으니

히츠마부시를 먹어야 한다고,

머릿속 어딘가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고야에는 오래되고 맛있는

히츠마부시 집이 여러 곳 있다.

그중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나고야에만 있는 집도 있었지만,

그런 곳은 말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로 넘쳐났다.

물론

나도 마음은 그런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몸이 도저히 웨이팅을 버틸 자신이 없었다.

나는 조용히

적당히 맛있고 적당히 붐비며

적당히 가까운 거리의 식당을 찾았고,

그곳에서 1분의 웨이팅도 없이

히츠마부시를 주문할 수 있었다.


히츠마부시는 보통 3단계로 맛을 즐긴다.

처음은 본연의 맛을,

다음은 와사비, 김, 파, 산초 등의 양념을 더해,

그다음은 오차즈케로.

참, 한 단계를 더하자면 그건 자기 스타일로.

(산초만 더한 심플한 스타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


히츠마부시를 먹었으니

이걸로 나고야에서 해야 할 숙제는

다 한 샘이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애써 맛집을 찾지 않았다.


나고야의 명물이라면

히츠마부시를 제외하고도

키시멘(넓직한 면),

카레 우동, 미소카츠 등이 있지만

그 어떤 요리도

나의 식욕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나쁜 컨디션이 한몫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찾아간 곳들이

다행히도 맛이 다 괜찮았다.

아,

이럴 땐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 좋다.


가성비 만점이었던

아지(전갱이) 프라이 세트.

와후 함바구(일본풍 햄버그스테이크) 세트.


나고야 스타일인지

이 가게 스타일인지 알 수 없지만

메추리알에 간장이 세트로 나온다.

(메추리알을 깨는 가위가 귀여웠던 기억)

여행 때는 저녁 식사로

소바를 즐겨 먹는다.

부드러운 소바로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면

다음 날은 다시 또 식욕이 돋아나니까.

마지막은 긴다라사이쿄야키,

널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히츠마부시 보다 그 무엇보다

반갑고 좋았던 나의 최애

긴다라사이쿄야키(은대구된장구이).


미드타운의 단골 집 스즈나미,

그랬다.

그곳의 본점이 나고야였다.

까맣게 아니 생각도 못 했는데

나고야에서 우연히

스즈나미를 발견하다니.

나에게 스즈나미는

고향의 맛처럼 향수를 자극했다.

나고야의 그 어떤 한 끼보다

포근하고 맛있고 따뜻했다.


그래,

그리운 일본의 맛이

바로 이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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