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나고야 다음 목적지는 교토,
나고야역에서 신칸센을 타면
30분을 조금 넘기면 되지만
나는 도카이도혼센[東海道本線]을 타고
마이바라[米原]에서 비와코센[琵琶湖線]으로
환승하는 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시간을 잘 맞추면
2시간 십여 분 정도,
한 번의 환승이 있지만
환승도 번거롭지 않고
무엇보다 바깥 풍경을 즐기며
여행 기분을 한껏 낼 수 있어 좋다.
시간이 여유로운 여행이고
아침을 조금 서두를 수 있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다.
주말이라 7시 정도면
붐비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사람이 많았다.
첫차를 타지 않은 게 후회스러웠지만
그래도
바깥 풍경만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경치를 담을 순 없었지만,
남겨진 단풍들 뒤로 흰 눈이 쌓인 산이며
옹기종기 모인 시골의 나지막한 집들이며
일상 풍경의 연장선 같은 열차 내부와는
대조적으로 펼쳐지는
창 너머의 비일상적인 풍경은
순식간에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었다.
교토역에 다다르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익숙한 도시가 주는 편안함이
여행 중인데도
마치 여행에서 돌아온 것처럼,
역시 교토기 좋다.
교토역에 내려 가장 먼저 한 일은
지하철 버스 일일 티켓 구매.
걷기 좋은 계절엔
혼잡함과 느림 때문에
되도록이면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이번엔 버스 티켓이 필수였다.
짧은 거리라도 쉽게 내렸다 탈 수 있으니
이 계절에 버스만큼 감사한 것도 없다.
카모가와 안녕,
버스에서 내려다보는 카모가와 풍경.
바람은 차가웠지만
그래도 교토에 오니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았다.
걷고 싶어졌다.
교토는 해가 저문 거리도
나의 발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겨울 밤바람마저도 사랑스러운 도시,
역시 나는 교토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