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없는 묘

진달래

by 동천 김병철

깊은 골짜기 희미한 산길 옆

임자 없는 묘 홀로 외롭다

산새들은 진달래 숲에 졸고 있고

계곡 물소리만 산천을 깨운다.

살랑살랑 봄바람 마실 길 오르자

겨울잠서 깨어나 기지개 편 진달래가

연분홍 입술 살짝 내밀고

보는 사람 없는데도 수줍어한다.

겨우내 임자 없는 묘 지켜온 진달래는

초록빛 봄바람 타고 온 수풀 속에서

정열적인 가슴을 활짝 열어재끼고

울긋불긋 꽃잎으로 온 산을 물들인다.

진달래는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임자 없는 묘와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고

꽃이 지고 나면 울창한 녹음으로

외로움을 덮어 주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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