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4.3 사건

by 동천 김병철

한라산을 지척에 두고

쪽빛 바다 향해 줄달음치는

주먹만 한 오름들은,

먼바다 고깃배 타고 나간

낭군님들의 안녕을 비는

아낙네들의 기도처.

깜장 바위에 다소곳이 다가와

하얀 물보라를 냅다 내뱉는

쩌렁쩌렁한 파도 소리는,

결코

「4.3 민중항쟁」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가신님들의 절규.


거친 비바람에 시달리다

산기슭 다락 밭에

마음대로 쌓인 돌멩이는,

인욕의 세월을

하나하나 매듭지어

응어리로 남긴 것.


이제

갈매기, 비행기 되어 육지 소식 가져오고

물고기, 연락선 되어 섬 소식 전해주니

쌓이고 쌓인 온갖 설움

바람 타올라 백록담에 쏟아붓고

물길 따라 파도에 휩쓸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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