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항체검사를 해야 해서
동물 병원을 찾았다.
9.8파운드라 한국에서 키우는 강아지들과 비교하면
아주 소형견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워낙 큰 개를 많이 키우니
우리 개가 작은 편에 속하는 건 확실하다.
아무튼 그 작은 팔에서 피를 뽑으려니
혈관 찾기도 어려웠는지
한 번에 채혈을 못해서 이틀이나 동물병원을 오갔다.
막판에는 어떻게든 피를 뽑으려 했는지
수의사를 보고 나오는 강아지의 팔에
큰 거즈가 밴대지 랩에 둘둘 묶여 있었다.
이것저것 얘기하고 마지막에 질문 없냐길래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사람은 주사 맞거나 하면 웬만하면 샤워 못하게 하는데
강아지도 그러려나?
그래서 물어봤다.
"Can I take her a shower?"
간호사가 한 3초간이나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허공을 바라보다가
아하! 하는 표정으로 씻겨도 된다고 했다.
아 또 내가 뭔가 말을 잘못했구나 싶었다.
"Can I give her a bath/a shower?"
"Can I bathe her?"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글도 남겨둔다.
이렇게 해두면 죽을 때까지 안 잊어버릴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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