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개강을 했다.
이로써 남편은 7번째 개강을 맞이한다.
이번에는 학교에 직접 출강하는 과목도 있어서
남편은 온라인 강의만 할 때 보다 더욱 바빴다.
여러 개 쓰고 있는 논문 중에서 하나는 마무리했고
또 바로 다른 논문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달부터 어쩌다 일이 있어 나도 덩달아 학교에 나가게 되었다.
지난 주만 해도 캠퍼스가 아주 한산했었는데
오늘 가보니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이 캠퍼스에서 첫 학기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만났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곳인데
그들에게는 탐험할 곳이 여기저기 있는 신비로운 곳이다.
돌이켜보면 남편이 학교에 다니는 7년 동안
나도 이 캠퍼스에서 그만큼 축적된 다양한 기억들이 생겼다.
내 모교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모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보다 더 오랫동안 이 학교에 머물렀고,
그동안 단기 프로그램도 꽤 많이 등록해 수료했다.
이쯤 되면 명예졸업생 정도는 되지 않을까 ㅎㅎ
요즘 맨날 지겹다는 얘기를 달고 살았는데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땅이나 집이나 풍수지리라는 게 존재해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 수 있는 것도 그 터가 그 사람이랑 맞아서 그런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게 보면 사실은 이렇게 이곳에서 별 탈없이 오랫동안 지낼 수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정말 복 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그 얻은 기회를 잘 잡아서 학업을 순탄하게 마무리 짓는 게
남편과 내가 가진 숙명이리라.
이렇게 또 가을이 오고 시간은 흐르고 매일매일 시간이 쌓이면
그만큼 노력했던 결실들을 맺을 시간도 어느새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너무 멀리 보려고 욕심 내지 말고 오늘 주어진 날들을 잘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