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대개 현실을 기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일 등이 버무려져서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 비현실적 요소가 끼어있지만,
그래도 현실에 발을 어느 정도 붙이고 있다.
어제 나는 별안간 그런 꿈을 꿨다.
학교에 갔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큰 총을 들고 건물에 들어와
혼비백산 놀라서 어느 교실로 숨는 꿈이었다.
꿈에서 나는 큰 총을 들고 걸어오는 사람을 보고
제대로 숨지도 못해서 허둥지둥했다.
어찌어찌 근처 교실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용기 내서 문을 먼저 닫고는 어디에 숨어야 할지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책상 아래는 좀 아닌 것 같고 구석에 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이런 적이 처음이고 교육도 안되어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식은땀을 뚝뚝 흘린 상태로 잠에서 깼다.
얼마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암살을 당할 뻔하다니.
이와 관련해서 어제 Ronald Rowe(the acting director of the Secret Service)의 기자회견을 보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또 최근에 우리 동네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총을 쏜 사건이 있었다.
그 일로 인해서 동네 사람들이 많이 동요되었고, 나 역시 충격을 받았다.
총기규제에 대해 시각이 180도 다른 나라로 이민을 왔기에,
이 부분은 아직도 나에게 매우 낯설고 두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최근의 여러 뉴스들은 나의 무의식마저 두려움으로 바꿔놓았다.
게다가 사실 몇 달 전 한국에 갔을 때 큰 화재사건을 겪으면서
직접적인 죽음의 공포에서 겨우 벗어난 경험이 아직도 몸에 남아 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머릿속에서 섞이게 되면서
어제와 같은 현실에 발을 붙인 악몽을 꾸게 된 것 같다.
내가 미국에 계속 살게 된다면 아마도 이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