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출...

by Freedom to Transcend

남편이 프로포절 디펜스를 끝내고, 지도교수 및 커미티로부터 요청된 수정 사항을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한 지 어언 5개월이 흐르고 난 뒤에 마침내 최종본을 제출했다.


(매번 그랬지만 역시나) 우울하고 힘들고, 지칠 대로 지쳐버린 5개월이었다. 수면과 식사는 불규칙했고, 남편은 당연하고, 나까지도 매일 아침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을 깨는 날들이 지속되었다. 하나의 목표 말고 다른 행동이나 생각들은 사치로 느껴졌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못했다.


그렇지만 결국 그 시절도 이제 과거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 기간 동안 마냥 힘들었던 것만은 아니다. 남편이 신청해 합격한 장학금과 EBT, 그리고 내가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 벌이를 한 덕분에 우리의 생활은 학생 가구 치고는 나름 풍족했다. 또 미뤄만 왔던 남편의 시민권 신청도 완료했다. 그동안 나는 로스쿨 입시를 마쳤고, 새로 다닐 학교도 정해졌다. 게다가 이사할 집도 구했다.


와중에 느낀 건 어느 하나도 우리가 계획했던 일들이 한 번에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일들은 지지부진했고, 성과는 한 번에 완료되지 않았으며, 어떤 일이 잘 해결됐다 하더라도 백만 가지의 후속 조치가 뒤따라와서 한시름 놓는다는 말은 어느 날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한국인의 알잘딸깍센이 디폴트인 나는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일들이 수만 가지 되는 이런 상황에 놓인 것 자체로 마음이 불편했고, 그 자체로 감정 소모가 되어 힘들었다. 모든 일들은 느려 터졌고, 어쨌든 이리저리 뛰어다녀 결국엔 해결되었지만 그 과정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 생활을 하는 몇 년 동안 나름대로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불쑥 나를 괴롭혔다.


그래도 지금은 이런저런 불평불만들을 뒤로하고 그 자체로 행복감을 느끼고 싶다. 얼마 지나 사라질 것을 알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감정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될 날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끝까지 무사히 마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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