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학기 성적표를 받고 몇 개의 A가 있는 걸 확인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결과였다. 2학기에는 여름에 있을 인턴십 자리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1학년 성적이 매우 중요한데, 그래도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미드로나 부띠끄 로펌들에 지원해 보면 어떨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커리어 어드바이저와 여름 인턴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가 A 받은 과목들이 있다고 하니 그러면 교수님께 연락해서 캘리어워드 수상을 물어보라고 했다. 아무리 A를 받았어도 반 1등에게만 수여하는 캘리어워드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드바이저의 조언을 듣고 용기를 내서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냈다.
며칠이 지나고도 난 아무 답장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고 맘 졸이며 2학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캘리어워드가 발표 났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부리나케 웹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리스트를 아무리 내려도 내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빅로에 썸머잡을 잡은 같은 반 아이의 이름들을 찾을 수 있었다.
기대를 내심 했던 탓인지 맘이 쓰렸다. 유일하게 몇 안되게 원어민들과 상대해 볼 과목들이라 느꼈건만. 안되는 거였나 싶어 한동안 자책을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말 기대했고 면접도 열심히 봤다고 생각한 인턴십에서 탈락 이메일을 받았다. 이미 오퍼를 받기 시작한 다른 아이들 소식을 들으며 내심 나도 인터뷰에 합격해서 얼른 썸머잡 걱정을 떨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지. 불안한 마음을 안고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또 몇 군데 지원을 했다. 이미 합격해서 일할 곳이 정해진 내 친구는 걱정 말라고 아직 2월이니 곧 구할 수 있을 거라 나를 위로해 줬지만 그래도 조급한 마음이 쉽사리 사라지진 않는다. 벌써 학기 시작한 지 거의 한 달이 돼 가는데 공부는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겨우겨우 리딩과 숙제만 따라가는 중이라 이것 또한 부담이 크다. 불필요한 생각은 접고 공부나 하는 게 제일 중요할 텐데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