삘릴리 삘릴리 피리를 불어라
어떤 악기라도 좋으니 아무 악기라도 하나 사보자. 가장 연주해보고 싶었던 악기를 그냥 사서 방에 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 연주를 전혀 할 줄 몰라도 된다. 바람이 와서 연주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악기를 바라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풍류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일년에 악기를 한 두개씩 모은다. 그러다 우연히 아래 동영상을 보고, 샤푼이라는 악기를 그냥 사버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s25dHWEUTfg&t=68s
이 영상을 보고 어떻게 이 악기를 안 살 수 있단 말인가
이 악기는 포켓 색소폰이라고도 불리고, 공식명칭은 샤푼(xaphoon)이라는 작은 리드악기이다.
우리나라 악기 쇼핑몰에서도 10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거의 망가지지도 않고, 사이즈도 작아서 아무곳이다 휴대할 수 있다. 저 동영상에서 처럼 산꼭대기에서 저렇게 피리를 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 꼬시기를 좋아해서, 회사 동료들을 꼬셔서 3명이서 샤푼을 샀다.
크리스마스때 공연을 하리라는 맘으로 회사 옥상에서 불며 연습하기도 했다. (결국 뿌~뿌 소리만 내고 공연을 하진 못 했다.)
샤푼을 구매하고 한 6개월 연습을 하다가 금새 잊혀져, 고이 모셔져 있다.
구석에 먼지를 먹으며 있지만, 언젠가는 저 all of me 를 불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왜 연주도 하지 않을 악기를 자꾸 사는거냐?"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러다, 갑자기 어느날
'아 샤푼이 있었지' 하면서 또 한번 뿌우 뿌우 피리를 불날이 분명히 올 테니까.
언제라도 그날이 오면,
울지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 수 있으리라
피리를 붑시다.
TIP#1. 싼게 비지떡
가끔 몇 만원 더 싼 짝퉁 샤푼도 있는데, 오리지널은 한개입니다. 너무 싼 악기를 사면 버리고 금방 새것을 사야하기 때문에 싼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악기를 살 때는 어느 정도 좋은 것을 삽시다
TIP#2. 소음은 주변의 질타를 받습니다
정말 프로 연주자가 아니면, 남들에겐 모두 소음입니다. 차라리 부끄럽더라도 야외를 찾아서 구석에서 연습을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