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부터 성공법까지
얼마 전, 좋은 기회로 HR ON x wanted 8-1 '애자일 환경 구축'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애자일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에 대해 고민 중인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만한 내용인 것 같은데요. 오늘은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공유드릴까 합니다. 우선 그날 제가 보고 들을 이야기를 말씀드리기 전에 연사로 참여하셨던 조승빈 코치님의 1분 스피치를 확인해 보시죠!
그날 강연 내용을 살펴보기 전, '애자일'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애자일을 정의하는 선언문을 찾아보시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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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또 다른 사람의 개발을 도와주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다음을 가치있게 여기게 되었다.
1. 공정과 도구보다 개인과 상호작용을
2. 포괄적인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3. 계약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을
4. 계획을 따르기보다 변화에 대응하기를
가치있게 여긴다. 이 말은, 왼쪽에 있는 것들도 가치가 있지만, 우리는 오른쪽에 있는 것들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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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꽤나 막연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로만 느껴지시지 않나요? 애자일이란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경우와 계획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하는 방법론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중간 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불필요한 계획이 조금만 많아지면 구성원들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계획이 지나치게 줄어들면 방향을 잃고 방황하기 일쑤일테니 말이죠.
그럼 어떻게 애자일을 도입하고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당일 연단에 오른 조승빈 코치님은 애자일이 '어떤 방법론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의 규정된 방식을 그대로 도입하는 것이 아닌, 예측과 탐색, 적용의 과정을 끊임 없이 반복함으로써 각 조직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애자일의 정신이자 방법이라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다른 한 연사분께서는 애자일을 규정된 방식으로 쌓아가는 레고가 아닌, '슬라임'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시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문서가 아닌 행동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다양한 요소들이 소개되었지만, 이날 강연자로 참석한 조승빈, 정지현, 홍영기 코치님 모두가 꼽은 것은 바로 '리더'였습니다. 기업 문화에 있어 매니지먼트 방식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습니다.
우선 매니지먼트 1.0은 전근대적인 방식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사람을 부품 다루듯 하며, 때문에 리더는 조직원들을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요소로 생각하죠. 매니지먼트 2.0은 이보다는 조금 더 진보한 구조입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나, 관리자들은 계층 구조를 굳게 지키고 싶어하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아래와 같은 구조가 되겠죠.
애자일에서 필요한 것은 매지니먼트 3.0입니다. 이 단계에서 회사 혹은 조직은 도시 혹은 유기체 같은 구조를 가지는데요. 리더 역시 자신이 모든 문제나 업무를 모두 콘트롤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이에 맞춰 조직을 이끌어갑니다. 물론 이 경우 구조의 일부 혹은 고리가 될 구성원 모두에 대한 강한 믿음이 바탕이 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리더 역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끊임 없이 성장할 수 있음을 믿고, 이를 위한 지원 및 응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반대로 이를 살펴보면 애자일 조직을 구성하는데 있어 성공의 장애물이 되는 요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 애자일에 대한 의심
둘. 애자일에 대한 저항 (저항 이면의 사고를 생각해라!)
셋. 매니지먼트 레벨(리더 또는 관리자)의 지원 부족
자, 그렇다면 애자일 성공을 위해서는 어떠한 원칙과 방법이 필요할까요? 조승빈 코치님은 크게 일곱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하나. 애자일 변화의 목적을 분명하게 한다 :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공감대 형성 없이 그저 제도만을 도입한다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까요? 당연히 구성원들 모두 낯선 제도를 불편하고, 어렵게만 느끼겠죠. 모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과정이 그러하듯, 애자일 역시 내부 구성원간의 꾸준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 '우리가 변화하려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둘. 적극적이고 다양한 구성원들로 강력한 변화 추진체를 구성한다 : 변화의 목적이 명확하게 잡혔더라도 모든 구성원들이 이를 한번에 모두 따르거나 공감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때문에 애자일 도입 초기,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시행할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셋. 외부의 전문 애자일 코치를 적극 활용한다 :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애자일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역시 이를 미리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작업이 이뤄질 수 있게 마련입니다. 내부에 경험자 및 전문가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이를 도와줄 외부 전문가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문제는 국내에 애자일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거지만 말이죠 ^^;;)
넷. 구성원들이 변화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다 : 애자일은 결국 구성원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될 때 완성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그 주체로 자신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과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다섯. 리더는 솔선수범을 통해 변화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한다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애자일 방법론에 있어 리더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리더는 '나는 리더니까 괜찮아'라는 생각보다 오히려 '내가 리더니까 더 앞장서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변화의 한 축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 변화 과정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 바꾸긴 했는데 뭐가 나아졌는지 모른다면? 당연히 그 변화에 동참한 사람들 모두 지치게 마련이겠죠. 때문에 애자일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은 변화의 동력을 꾸준히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곱. 애자일 조직으로의 변화 방식 또한 애자일해야 한다 : 애자일 도입이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세요!" 같은 상명하복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제대로 도입이 이루어질 수도 없고, 애자일다운 애자일이 갖춰질 수도 없겠죠. 애자일을 도입하려면, 애자일스럽게! 당연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이와 더불어 '평가와 (금전적) 보상을 분리한다', '기존 문화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가 생성, 정착되어야 한다', '짜여진 틀을 그대로 주입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같은 조언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애자일은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뻔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을 때,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물론 회사 혹은 조직 역시 보다 높은 효율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유저해빗도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조직 내부에 애자일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실험 중인 상황입니다. 앞으로 저희가 실제 경험한 내용들에 대해서도 종종 공유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