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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의 재미 Nov 06. 2018

소풍

온영두

어버이날즈음,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아들과 함께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철쭉 꽃이 지고 있었다.


마른 꽃잎들이 묘지 주변에 나뒹굴고 있었다.


자리를 펴고 둘러 앉았다.


살아있는 동안의 불효를 고백하고 싶었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멀거니 하늘만 쳐다보다가 가져온 도시락을 꺼냈다.


손자가 소풍갈 때 도시락을 싸주신게


생각나서 엮을까


어머니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어머니와의 여행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후 얼마 지나지않아  


어머니는 아버지 계신 곳으로 가셨다.


죄스런 내 마음을 뽑아내듯


봉분에 솟은 잡풀을 뽑는다.


며칠 전에 비에 쓸려 나간


묘지의 흙을 눌러다지는데


생전에 어머니가 좋아하던 뻐꾸기 소리가


무덤가 나뭇가지에 내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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