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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의 재미 Nov 07. 2018

겨울

글길 글쓰기 연습(18.11.7.)

1987년 11월 30일 11시 57분.


눈이 펑펑 내려서 창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날에.

윤곽이 또렷한 겨울 달마저 얼어붙어 있던 날에.

내가 태어났다고 . ..  엄마에게 전해 들었다.


십일월의 어느 겨울이었다.


서른둘에 당신이 나를 낳았는데 건조한 시간들이 흘러 나는 서른둘이 되었다.

사소한 변화들이 오고 그리고 가고.

엄마와 나와의 관계들이 오고 그리고 또 가고.


사람들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아프다지만,

상상했던 것만큼 치명적으로 아플줄이야.


빨갛게 타오르던 커다란 난로.

겨울만 되면 뜨개질로 떠주던 목도리들.

하얀 숨을 공중에 내 뱉으며 함게 걷던 그 길.

차가운 겨울은 없었고 따뜻한 난로만 있었던 나의 겨울들.

펑펑 내리는 수많은 눈덩이들 중에 하나로 살아가는 나에게.

2018년, 현실을 두껍게 껴입고 사는 지금 나의 겨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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