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곤 한다. 아주 가끔씩. 글쓰기를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으나, 꾸준히 하는 것은 역시나 조금 버겁다. 굳이 이유를 몇 가지 나열해 보자면
첫째, 나는 쓰고 싶은 것이 매일매일 생겨나는 사람이 아니다. 글을 쓰려면 주제가 됐든, 내 감상이 됐든 무언가 재료가 필요하다. 나는 이게 없고. 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일상의 모든 것이 글쓰기의 재료일 수도 있겠지만.
둘째, 나는 완벽주의자다. 사람들이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바로 나다. 완벽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끄적이고 퇴고를 몇 번씩 해도 모자랄 시간에 멍하니 스크린만 쳐다보고 있다. 머릿속에는 문장이 되지 못한 단어들이 둥둥 떠다니기만 하고.
셋째, 사실 다 핑계다. 누구도 나에게 완벽하고 꾸준한 작업물을 기대하지 않는다. 왜냐? 나는 작가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내 글은 재밌지도, 유익하지도 않으니까.
그래, 나는 아주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글을 쓴다. 누구도 이 사실에 있어서 뭐라고 한 적은 없지만 자기 해명의 시간을 한 번 가져보고자 한다..
애초에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부터가 '누구도 내 감정과 생각을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나는 군생활을 하던 2018년도에 처음으로 내 마음을 종이에 끄적이기 시작했고, 기껏 써둔 글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내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했다.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내가 올린 글을 정독했을지는 모르겠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글이라는 건 정적이고 지루한 매체니까. 뭐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포스팅하고 좋아요를 받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인 것을..
이왕 쓸 거라면, 나도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수 있는 글, 혹은 모두가 감탄할만한 기깔난 표현을 써내고 싶다. 그것도 안 된다면 아무도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시적 표현이라도.. '내가 난해한 것이 아니고, 당신들이 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라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게 말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상은 현실과 아주 동떨어져 있고,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나의 아주 개인적인 생각들 뿐이다. 자, 이로서 나는 밑천을 드러냈다. 나는 이 정도의 글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이 궁금하고, 나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내 부끄러운 글들을 읽어주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