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살사' 혹은 '피코 데 가요(Pico de Gallo)'
살다 보면 무언가에 '홀딱 반해버리는 순간'들이 생긴다. 반하는 대상은 다양하다.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예쁜 물건이 될 수도 있고 아주 맛있는 요리가 될 수도 있다.
고양시에 위치해 있는 '중남미문화원' 내 카페에 가면 토마토 살사와 나초가 있다. 간장 종지 같은 작은 그릇에 조금 나온 토마토 살사를 남편과 열심히 나눠먹으며 도대체 이 안에 무엇이 들어갔길래 이렇게나 맛있는 건지 열심히 살펴보았더랬다. 카페를 나가며 우리는 카운터 겸 부엌에 계시는 분께 레시피를 슬쩍 물어봤다.
그날 이후로 토마토 살사만 대여섯 번은 만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도 만들고, 저녁 9시에 피곤해서 뻗어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만들었다. 이제는 제법 맛있게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아, 레시피를 기억해 두고자 적는다.
< 재료 : 4인분 기준 >
토마토 4개
양파 1개
고수 4 뿌리
청양고추 2개
레몬 1개 (기호에 따라 추가 첨가)
< 양념 >
맛소금 1/2T
후추 1/2T
올리브오일 2T
< 조리 순서는 심플하다 >
1.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지고 양념과 함께 잘 섞는다.
2. 맛을 보고 기호에 따라 맛소금과 레몬즙을 첨가한다.
1. 먼저 재료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멕시코 살사는 분명 맛있는 요리이지만, 내 입맛에 맞는 맛이 나기까지 시행착오가 제법 있었다. 나는 맵고 짜고 시큼한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청양고추도 고수도 레몬즙도 넉넉하게 넣는다. 그러니 요리하는 분의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 고수, 레몬의 양을 조절해도 좋을 것 같다.
2. 토마토를 잘게 자른다.
크기로 얘기하면 0.5cm 정도 두께로 잘게 잘랐다.
아, 토마토를 자르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껍질은 질기고 속은 물렁한 데다가 씨도 제각각으로 들어있어 4개를 다지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칼은 꼭 미리 갈아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주 잘게 다진 이유는, 그래야 맛있었기 때문이다! 샐러드 삼아 토마토 살사만 퍼 먹자면 과육이 제법 커도 좋았으나, 나초나 바게트빵 등과 곁들이는 데에는 잘게 다진 편이 훨씬 맛있었다.
3. 양파도 토마토와 같은 크기로 잘라 넣는다.
양파의 매운맛을 조금 제거하고 싶다면 찬물에 담가두었다가 물기를 털고 넣으면 된다.
나는 양파의 알싸한 맛을 좋아하기도 하고, 찬물에 넣었다 빼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기엔 이미 토마토를 자르며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그냥 넣는다.
4. 고수를 잘게 다진다.
향신료 포인트인 고수는 식감이 아니라 향을 위해 넣는 것이므로 최대한 잘게 다졌다.
나는 동남아 음식을 먹을 때, 고수를 따로 잘근잘근 씹어 먹을 정도로 고수를 좋아한다. 그래서 4 뿌리나 넣어야 만족스러웠다. 그렇지만 고수는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향신료이므로 유독 그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니 고수가 익숙지 않은 분들은 맛을 봐가며 첨가하기를 추천한다.
5. 청양고추도 잘게 다진다.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은근하게 와닿는 게 좋으므로 최대한 잘게 다진다.
매운 음식을 잘 먹는 편이라 청양고추도 대충 편 썰어 넣어본 적이 있다. 청양고추의 매운맛에 다른 맛이 다 묻혀버려 영 별로였었다. 잘게 잘게 다져 은근하게 매워야 좋다.
6. 보채는 아기에게 과자를 쥐어준다.
티딩러스크를 전용홀더에 끼워서 아가에게 주었다. 티딩러스크는 매우 딱딱한 과자인데 침을 묻혀 한참을 쭉쭉 빨아야 겨우 몇 입 들어가는- 먹는데 시간이 한참 걸리는 과자이다. 나도 궁금해서 먹어보니 그냥 밀가루 덩어리 맛이었다. 아기도 자주 주면 싫어하고 가끔 주면 맛있다기보단 재미있어서- 아래위 8개의 이로 신나게 긁어먹는다. 과자가 전용홀더 입구까지 짧아지면 아기는 '잉, 잉~' 우는 소리하며 나에게 손을 뻗어 쭉 내민다. 그러면 홀더 안에 남은 과자를 밀어내어 다시 아기에게 준다. 아기는 다시 5분 정도는 더 기다릴 수 있다.
7. 재료를 모두 섞고 소금+후추+레몬즙 간을 한다.
나는 맛소금과 후추를 1/2 테이블 스푼 넣었는데, 맛을 봐가며 기호에 따라 첨가하면 좋다.
재료를 다 섞고 맛을 보았을 때 무언가 심심하게 느껴지면, 소금을 한 꼬집 정도 더 넣으면 맛있어진다.
레몬은 반으로 가르기 전 미리 좀 주물러두면 즙을 짜기가 좋다. 스푼으로 계량해 보니 레몬 1개에서 레몬즙 5스푼 정도가 나왔다. 시판 레몬주스를 사용한다면 레몬보다 신맛이 강하므로, 3스푼 정도 넣어 맛을 보고 후첨 하는 것이 좋겠다.
8. 잘 섞은 후 올리브유를 넣고 한 번 더 섞는다.
요리 전문가가 아니므로 큰 차이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올리브유를 나중에 넣어야 재료에 소금 간도 잘 베고 올리브유 향도 사는 것 같다.
9. 예쁘게 그릇에 담아내면 완성!
샐러드 삼아 숟가락으로 퍼 먹어도 좋고, 나초나 바게트빵에 곁들여 먹어도 좋다.
토마토 살사를 반찬통에 가득 쟁여 놓았다가 반나절 냉장고에서 숙성시켜도 맛있다.
토마토 4개를 했더니 1리터짜리 반찬통에 가득 담겼는데도, 이틀 만에 뚝딱 다 먹었다. 여러 번 만들었지만 이번 레시피가 제일 좋았다. 잘 적어 남겨뒀으니 두고두고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