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풀 꺾였지만 한국은 알리 익스프레스와 Temu 때문에 난리인 것 같은데, 사실 한국 E-Commerce 플랫폼들의 비즈 스킴을 생각하면 이런 외부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Temu의 중국 오리지널 버젼인 핀둬둬(拼多多)와 알리 익스프레스의 모기업 버젼 타오바오(淘宝) 앱에서 겪은 쇼핑 경험을 공유한다.
핀둬둬는 '많이 많이 뭉쳐라' 라는 뜻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고 다른 쇼핑 플랫폼처럼 입점 및 판매 수수료를 받는 대신 주문량의 소화를 생산자에게 보장해 주되 가격 결정권은 핀둬둬가 갖는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생산 규모가 게런티 되고, 규모의 경제 혹은 상품 가격 대별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전체 이윤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미끼 상품의 가격을 엄청나게 싸게 포지셔닝 할 수 있는 것이다.
핀둬둬의 미끼 상품은 한마디로 '예쁜 쓰레기' 다. 품질이 형편 없고 가품인 경우가 많다. 'Hoka One One'를 118 RMB에 팔기에 '이건 당연히 가품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싼데?'라는 유혹에 넘어가 주문을 하고 말았다. 도착한 제품(사진) 박스를 여는 순간 고무와 접착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컬러와 사이즈도 엉터리였다. 바로 핀둬둬 고객 센터에 항의를 했더니 '미안하다. 환불해 주겠다. 물건은 맘대로 처분하시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어? 이게 뭐지? 공짜로 신발 하나 생긴 건가?'라는 기쁨(?)도 잠시, 화학품 냄새, 그리고 발에 맞지가 않아 도저히 신고 다닐 수가 없는 품질 수준이다. 신발 쓰레기가 하나 생긴 셈이다.
미끼 상품은 핀둬둬가 말도 안되게 싸지만 소위 잘 만들어진 제품은 타오바오나 핀둬둬 모두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되어 있다. 즉 쓸만한 물건은 중국에서도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팔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위에서 핀둬둬가 판매하는 '가품'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이는 '타오바오'도 마찬가지다. 재작년 타오바오에서 2,900RMB를 주고 구입한 다이슨 헤어 드라이어가 고장이 나서 다이슨 서비스 센터에 수리를 의뢰했다. 픽업 이틀 후 전화가 왔는데(다이슨은 중국에서 오프라인 서비스 매장을 전부 없앴다), '가품'이란다. 2년 전 그 셀러는 타오바오에서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 타오바오 직영 고객센터는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위로의 뜻으로 50RMB 상당의 쿠폰을 주겠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언론사에 제보하겠다고 하니 다른 해결 방법 혹은 보상책을 찾아보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그리고 중국 e-commerce 플랫폼들의 '가품' 판매 관행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에 오래 산 덕분에 나는 지금도 의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 나도 가끔 이렇게 당한다. 푼돈이지만 낭비되는 건 똑같다. 이를 노리는 상술이 15초 짜리 틱톡 숏폼 같다. 그러니 싸다고 너무 혹하시지는 말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