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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을래요?

by 행복해지리




매일매일 외치고 싶다.

라면 먹을래요?



바야흐로 돌밥돌밥의 방학이다.

요리보다는 조리를 선호하는 엄마라지만 삼시세끼 아이들 입맛에 맞춘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종일 (국을) 끊이고, (토끼를) 빚고, (주먹밥을) 흔들고, (사 와서) 굽고, (계란을) 말아도 끝없이 돌아오는 끼니 앞에 앞선 행위는 이미 무력하다. 해치워야 할 설거지가 쌓여있는 건 눈감는다 치더라도 파도처럼 밀려오는 끼니는 좀처럼 감당이 되지 않는다.



끊이고, (토끼를) 빚고, 흔들고
굽고 (굽기만), 말고 해봐도 자꾸 끼니가 돌아온다.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흐르도록 식사를 차려놓은 수고는 차치하더라도 끼니를 마주한 그들의 불만족까지 듣게 되면 그야말로 OMG다.

반찬 투정은 기본이요, 메뉴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요구와 맛을 운운하는 태도는 순식간에 스팀을 발사하게 만든다.

확~ 뚜껑 열어버려?





매일매일 외치고 싶다.


라면 먹을래요?




이 한마디에 그들은 환호할 것이다.

폭죽이 터지고 모든 민원이 사라질 게다.

요리는커녕 조리 수준도 안 되는 수고로움에도 그들은 쌍따봉을 날려줄 거다.


그런데 한사코 이 유혹을 뿌리치고 3대 영양소를 챙겨야 한다는 엄마의 사명감 아래 오늘도 끼니를 챙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수고를 하며 인정은 커녕 타박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인 일에 또 연연한다.



항시 대기하고 있는 라면, 외면하기 쉽지 않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또 뭘 먹여야 하나 ㅠ

옛따, 김밥이다!







(제목사진출처:방구석 1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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