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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 살아보겠다는 용기
쓰도록 애쓰도록
by
행복해지리
Aug 17. 2023
원체 몸무게라는 것이 예사롭게 늘기도 했다 쉽게 줄기도 했었다.
밀땅도 아닌 것이 눈치를 봐가며 미묘하게 너무 멀어지지도 않게 당기지만 그렇다고 말라깽이가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다.
헌데 요즘 들어서는 밀땅없이 오직 일방통행이다.
시나브로 늘기만 할뿐 줄어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이 들면 으레 나잇살이라는 것이 생긴다고 셀프 위로를 건네보지만 먹히지 않는다.
적게 먹어도 보고,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 보지만 애쓰는 만큼 보람이 없으니 심통이 난다.
어느 순간 그마저도 놓아버렸다.
애쓰지 말자.
대신 나이 들면 피부라면서.
윤기 나는 피부를 가꿔야겠다는 생각에 밤마다 호박 위에 마스크를 덮어둔다.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늘어지는 피부를 조금이라도 업 시키겠다고 셀프 경락도 곁들인다.
헌데 기미는 마스크팩 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거니와 미간 주름은 파이다 못해 골이 생겼으니 복구 불가능이다.
그래도 하릴없이 팩을 붙였다 떼어 보지만 윤기 아닌 물기도 없어 뵈는 푸석함에 의욕이 사라져 버린다.
의미없는 호박에 줄긋기에 쉽게 지친다.
애쓰지 말자.
열 달을 품어 곱게 키우는 남매는 이제는 제법 자라서는 애미 말은 모두 귓등이다.
퇴근 후 마지막 기운을 쥐어뜯어 저녁 밥상을 차려놓으면 반찬 투정은 애교다.
저녁상을 물리고 집공부를 위해 각자 할 일을 시작하자고 하면 굳이 악을 한번 쓰고야 자리에 앉는다.
외출 한번 하려고 하면 온갖 서비스를 받쳐야 겨우 움직여주시니 상전이 따로 없다.
싫으면 말아라 쿨하게 말하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 참고 또 참는다.
애쓰면 애쓸수록 아이들은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이다.
애쓰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그뿐 언제나 처럼 애쓰고 있다.
부질없는 일이다.
괜한 것에 애쓰지 말자.
마음을 다해 힘썼으니 좀 알아달라고 생색내는 것은 더 초라하게 만든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될만한 것에 내 에너지를 쓰는 것이 좋겠다 생각한다.
그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글쓰기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짬짬이 머릿 속에 무언가 떠오른다.
처음 떠오른 단어를 시작으로 조사를 붙여가며 문장을 이끌어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것들을 행여나 놓칠세라 보이는 무엇이든 잡히는 대로 적는다.
그렇게 마음을 두고 챙기다 보면 어느새 글이 되면 여간 뿌듯한 게 아니다.
공들이는 대로 한편이 완성되어 쌓여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아름참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애쓰며 생각한다.
그렇게 애쓰면 글이된다.
그러니 내게 명한다.
뻘짓말고
쓰도록 애쓰도록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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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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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밋밋한 삶에 글무늬를 넣어보는 중입니다/ [블로그]탄탄한 공부근육을 키우는 집공부 글을 씁니다/ [20년차 고등 교사] + [14년차 부모]= ♡ 집공부 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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