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해지리 Sep 24. 2023

당신의 독서는 읽기입니까? 사유입니까?

차이를 만드는 독서



늘 읽었습니다.

성인이 돼서도 꾸준히 읽는 사람이라는 점이 자부심이랄까, (내세울게 그것밖에 없어서 인지) 자랑하고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항상 책을 들고 다녔고 틈이 나면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는 것에 특별한 목적은 없고 읽기란 그저 책을 끝내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독서의 목적이나 목표가 따로 없으니 특정하게 읽는 분야가 정해진 것도 없었고요.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유행 따라 읽었습니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만 기웃거렸고, 도서관에 가면 신간도서 코너에서 책을 고르는 식입니다. 

그렇게 읽고 또 읽기를 십 수 년 반복했지만 안타깝게도 그간의 독서는 제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많이 읽으면 뭐가 변화가 있다고 하던데... 왜 제게만 꽝인 걸까요?  






그렇게 독서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쯤 제 읽기 생활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독서 모임을 시작한 겁니다.  

저는 독서 모임 덕분에 책에 활자를 훑어만 내는 피상적인 읽기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독서가 제 삶에 영향력을 주지 못한 것이 읽기 방식에 있었다는 것도 독서 모임 이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 모임은 제 읽기에 어떤 변화를 줬을까요? 


먼저 읽기만 하던 독서가 생각하며 읽는 독서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책이 정해지고 읽기를 시작하면 생각도 함께 나아갑니다. 

독서모임에서 내 몫의 말을 해내기 위해 노력입니다. 

읽기 전부터 사유는 시작됩니다. 

표지와 제목에서 작가는 무엇을 의도했을까, 나는 무엇이 궁금 한가부터 출발합니다. 

함께 책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감동적인 문구에 표시를 해두고, 나누고 싶은 구절은 없는가 염두하며 읽습니다. 

어떤 날에는 더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관련된 책이 생각나면 추천하려고 미리 찾아두기도 합니다. 

앞서의 읽기만 하는 독서는 글자를 읽고 작가의 지식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위한 읽기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 틈바구니에 내 생각을 채워 넣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독서 모임을 통해 나누며 밀도를 높이게 됩니다. 

독서모임을 통해 한 권의 책은 작가의 생각과 멤버의 생각이 더해져 풍성해집니다. 

그 과정이 짜릿해서 읽으며 생각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지루하게 활자를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사유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 독서 모임이 좋은 것이 발제문입니다. 

(모든 독서모임이 발제문을 통해 대화하지는 않습니다)

틀없이 자유롭게 사유하던 생각은 발제문을 만나 더욱 화려해집니다. 

책을 선정한 사람이 오래 고민하고 올리는 발제문을 읽을 때 설렙니다.

발제문이 내 생각과 닿아있으면 짜릿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집어낸 발제문을 보면 발제자의 통찰력 있는 사고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제문에 대한 내 답변을 생각하다 보면 답답했던 생각주머니가 활짝 열리는 기분이 듭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발제문에 내 생각을 보태는 것조차도 힘들었습니다. 

첫 발제문을 써야 하는 때에는 내가 읽으며 사유한 과정을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 고통스러울 만큼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앵무새처럼 작가가 독자에게 던진 질문을 되묻지 않고 내 생각을 채워 새롭게 만들기 위해 성찰하며 읽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정이 반복될수록 성장합니다. 

북클럽을 시작한 이후 올해에만 19권의 책을 함께 읽었고, 그 시간을 지나오며 작가의 촘촘한 사유에서 빈틈을 찾아 내 생각을 채우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읽기만 하던 독자에서 생각하고 사유하는, 그리고 내 글을 쓰는 독자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읽고 있습니까? 사유하고 있습니까?

저는 사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 매력적인 사브작 북클럽 회원들의 독서모임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도 함께 즐겨보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북클럽 덕에 다시 책을 잡아 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