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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Oct 23. 2023

어머님! 전적으로 가족 문화를 만드셔야 합니다.


댁에 가족 문화가 있으신가요?


저희 집은 자랑하고 싶은 가족 문화가 여럿 있습니다.


먼저, 금요일은 책요일입니다.

신기하게도 저희집 남매는 잘 때가 돼야 책을 읽겠다고 나섭니다.

물론 읽어주는 것이 고맙기도 합니다.

암튼 밤만 되면 '일찍 자라', '조금만 더 읽겠다' 실랑이를 거듭하다가 아예 하루는 실컷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밤 12시까지 안자고 독서하는 책요일을 지정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이면 다 같이 모여 책을 읽습니다. 

요즘처럼 쌀쌀해진 시기에는 한 이불 덮고 옹기종기 모여 귤을 먹으며 읽습니다.

여름에는 에어컨 밑에서 과자 먹으면서 읽기도 합니다.

책요일 덕분에 아이들의 책 읽는 습관이 더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책 읽는 문화가 좀 더 발전하면서 요즘은 자연스레 윤독(輪讀)을 합니다.

아이들 어려서는 모든 책을 읽어주었으니 엄마가 소리 내어 읽고, 아이들을 들으며 같이 책을 읽었지요.

점차 스스로 읽기를 시작할 무렵부터는 아이들 책을 제가 먼저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 수준의 책을 요란하게 재미있게 읽으면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이어 읽게 되는 식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히고 싶고 추천하고 싶을 때, 추천이 이나 강요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읽게 하고 싶어서 꾀를 내어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같은 책을 먼저 읽고 후에 읽게 되면서 자연스레 독서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서 대화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는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생각도 알 수 있게 되고 같은 것을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공감대도 형성되었습니다.

이 느낌이 통해서 인지 요사이는 아이들이 제게 책을 권하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엄마 이거 잼있어. 읽어봐. ' 하고 책을 권하고 가서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읽었어? 잼있지? '하고 추궁하는 바람에 늘 쫓기듯 책을 읽고 답해야 하는 지경입니다.  

행복한 부담이지요.

독서는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엄청난 성장을 이룹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매가 같은 책을 읽고, 그것을 부모와 나눌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성장 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



저희 가족은 함께 보드게임도 많이 합니다.  

특히 주말에 아이들과 다양한 보드게임을 합니다.

여행을 갈 때도, 캠핑을 갈 때도 꼭 챙겨가서 보드게임을 즐깁니다.

덕분에 영상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고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예의 바르게 승패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지도할 수 있습니다.

큰 아이는 승부욕이 강해서 보드게임하면서 울기도 하고 떼는 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떤 때는 다 이긴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지고 나면 행패를 부리기도 하고요.

다행히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최근에는 감정을 잘 조절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추천하고 싶은 재미있는 보드게임이 많은데 저희 아이들의 최애는 체스입니다.

그리고 아줄, 카탄, 스플랜더, 아발론 등의 고전 게임들이 있고요.

허풍선이 과학쇼, 부루마블 대한독립 같은 학습에 도움 받는 보드게임도 많답니다.

  



저희 가족의 최애 가족 문화는 바로 여행이지 싶어요.

따듯한 계절에는 캠핑을 많이 다닙니다.  

도착하면 함께 아이들과 함께 짐을 내리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장비들을 조립합니다.

주로 저는 주방 쪽, 딸아이는 의자 조립, 아들은 테이블, 아빠는 조명 쪽을 맡습니다.

텐트는 처음에는 부부가 조립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한몫씩 맡아서 해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답니다.

그렇게 모두의 수고가 모여서 완성된 우리 만의 공간에서의 첫끼는 꼭 라면입니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 맛은 언제나 최고 아니겠어요? (❛ڡ❛)  


날씨가 추워지면 캠핑은 접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여행을 기획합니다.

큰 아이가 8살이 되면서부터는 여행의 주도권을 아이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여행지를 결정하고 일정도 직접 짜도록 하는 거죠.

여행지에서 아이들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것도 무척 매력 있습니다.  







가족 문화가 왜 필요할까요?

가족이니까요
 

가족은 한 집에 살고, 밥을 같이 먹는 것으로는 밋밋합니다.

가족 문화는 우리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루틴입니다.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댁에서 하고 있는 일상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그리고 재미있는 추억 요소를 하나 넣어주면 좋습니다.


일요일마다 도서관에 가신다면

→ 오전에 도서관 갔다가 점심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파게티를 먹는 겁니다.

그리고 그날은 이름은 짜파북 이라고 붙일 수도 있습니다.

(작명센스가 참 부족합니다. 이런 건 아이들이 잘해요 (¬‿¬)


금요일 저녁마다 흔한 남매 레시피 요리를 해주는 아빠,

주말이면 다같이 과자 먹으면서 넷플렉스 영화 한 편 시청하기 등

늘 해오던 우리 가족의 일상에 재미있는 요소를 더하고 이름을 붙이면 뚝딱 우리 가족의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가족 문화 덕분에 날마다 반복된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마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최근 두 발 자전거를 배운 따님 덕에 우리 가족은 주말에 다 같이 라이딩하는 취미가 하나 늘었어요.

덕분에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족의 추억이 늘어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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