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를 살살 달래서 허벅지 구간을 겨우 통했다.
( Ĭ ^ Ĭ )
겨우 입었지만 (구겨 넣었지만) 핏을 봐줄 수가 없다.
허벅지가 아주 신~났네 ㅠ
나는 허벅지 살을 보며 운동 안 하고 입맛만 살아있는 것을 탓해본다.
가을이면 말이 살쪄야 하는데 왜 내가 찌고 있는 것인가.
별 수 없다. 다이어트다.
허나 그간 다이어트 결심이 어디 한두 번일까.
작심삼일은커녕 하루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기를 반복해 왔다.
어쩌면 성인 이후의 하루하루가 모두 다이어트였을지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약 올리기 선수를 하나 섭외했다.
아들.
아들아, 엄마가 운동으로 매일 링피트를 하려고 해.
근데 혼자 맘먹고 하면 중도 포기가 분명해.
엄마 링피트 하라고 잔소리 좀 해줘.
3번까지 했는데 엄마가 링피트를 안 하면 너희들 게임시간 30분 줄게.
엄마는 게임시키기 싫어서라도 운동할 거야 ㅋㅋ
섭외는 아주 적절했다.
아들은 불필요하게 열정적으로 잔소리를 했고,
얄미워서 링피트 미션은 이틀 째 성공이다.
식사는 낮에는 평소 대로 먹었다. (어쩌면 더 먹을지도)
하지만 저녁은 토요일엔 달걀만 (배고파서 세 개를) 먹었고, 일요일엔 귤 두 개를 먹었다.
조금씩 아껴먹었더니 귤이 아니고 뀰이다.
현재 시간 월요일 새벽 1시 30분.
지난 저녁에 먹은 귤을 제외하고 공복시간 12시간째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 온통 맛난 음식 생각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신난 허벅지를 지켜볼 수가 없다.
허벅지가 시무룩해질 때까지,
덩달아 후덕해진 뱃살이 사라질 때까지,
덜렁거리는 팔뚝이 기세가 꺾일 때까지 다이어트다.
제발 쫌.
성공하자.
청바지가 헐렁해졌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