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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Dec 30. 2023

2024 ONE WORD "활활"

퐈이아 ! 



새로고침

인생이 F5 한번 누르면 리셋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버튼 한 번으로 시간과 기회가 모두 제로 베이스로 돌아가는 허무맹랑한 망상을 자주 합니다. 

인생 리셋은 못해도 새 페이지가 열릴 때가 있습니다.  

한 달을 살아내며 아슬아슬해진 텅장이 바닥을 드러낼 쯤, 숨을 옥죄여와 꼴까닥 넘어의 순간 띵동! 다시 월급이 채워지는 것처럼 말이죠. 


세밑입니다. 

새 페이지를 펼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왔네요. 

아직 임기를 마치지 못한 달력을 서둘러 치워버리고 12장 꽉 찬 새삥 달력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새 달력을 보며 다시 주어진 365일을 채울 2024 나만의 단어를 선정해 봤습니다. 

2024 유선화의 ONE WORD는 "활활" 입니다. 

퐈이아 ! 


새해가 되면 다짐을 반복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해가 바뀌면 뭐라도 결심을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 세워야 할 것 같거든요.

늘 하던 습관이었지만 2023을 맞이하던 그때의 마음은 유달리 특별했음을 기억합니다. 

2022년이 마무리 될 무렵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글 쓰는 사람이 되면서 맞이한 2023년이었습니다. 

그동안 남몰래 품고만 있었던 퍼스널 브랜딩을 구체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답니다. 

넓은 초원에 풀어진 망아지 마냥 신이 나서 2023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한 그날이 생생하네요. 

'2023 새해 첫 태양아, 반가워. 나는 곧 퍼스널브랜딩을 해날 사람이란다. 음하하하! 


게으른 나에게 맞춤 맞는 우리 집 베란다 일출 풍경 



과하게 힘이 들어간 외침이 공허하게 흩어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멋모르고 부풀어 올랐던 기대가 사그라들니 이전보다 더 깊은 공허함은 꾀나 참기 힘든 구덩이었답니다. 

먹고살아야 하니 본업에 충실해야 했고, 애미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 가정에 열심히 매어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난 다음에야 나만의 초원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온몸을 소진해버린 다음이라 마음처럼 날뛸 수 없어서 답답함에 나를 책망하는 날이 쌓여갔습니다. 

게다가 초원이 넓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어떤 풀을 뜯어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내 꿈을 이룰지 알려주는 이가 없으니 오히려 넓은 초원은 도리어 막막함의 대상이 되기도 했구요. 

선명했던 다짐이었건만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제대로 열매 맺지 못하고 안개처럼 흩어지는 내 꿈을 보니 애처롭게 가련해지는 것입니다. 

이룬 것 없이 하릴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시들어가던 그쯤 다시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봅니다.  



x


어려서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넌 참 인복이 많구나' 

맞아요. 

저는 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영향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러하네요. 

2023에 처음 품은 열정이 생기를 잃어 방황하던 그때, 저를 처음 글쓰기의 세계로 이끈 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주님처럼 등장해서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도록 이정표를 던져주셨답니다. 

그리고 1년을 함께한 북클럽의 조언으로 2024 ONE WORD를 고민합니다. 

덕분에 시들해졌던 심신에 새로운 페이지를 채울 열기가 채워졌습니다.

좋은 사람의 온기가 저를 충전시킵니다. 


새로운 한해를 '활활' 태워보려 합니다. 

그간 제 안에 쌓아온 원소는 어떤 물질일까요.  

어떤 빛깔로 타오를지 알고 싶어요. 

꺼지지 않고 타오를 수 있도록 꾸준히 원료를 공급하며 새 페이지를 태워보겠습니다. 

기대합니다. 

나의 2024. 

그리고 궁금합니다. 

당신의 2024 ONE WORD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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