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과 자신감 사이 어딘가에서 작성한 출간기획서
립스틱 눈치를 보며 미루고 미뤘던, 그러나 언젠가 써야 했던 출간기획서 작성을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를 키우기 위해서는 글쓰기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이은경선생님의 글쓰기 강좌(슬초 브런치 프로젝트)와 여기서 파생된 동기들과의 단톡방에서 얻은 자료 덕분에 생각보다 손쉽게 출간기획서를 써내려갈 수 있었다.
시작은 보통의 출간기획서랑 대동소이했다.
1. 내 멋대로 좋은 말 다 갖다 붙인 부제와 제목
2. 최대한 시선을 끌기 위한 기획 의도
3. 그간의 자녀교육서와 차별을 두었다고 나름 생각하는 대상독자층 등을 순서대로 채워나갔다.
이하 내용은 생략/ 이제야 오류가 보인다. 20년 차가 맞다. 1년 경력 부풀리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4. 목차
여기서부터 건방과 자신감 사이를 아슬아슬 넘나들었다.
정성 들인 10 꼭지 정도의 글을 첨부하라고 조언을 받았지만 난 큰 목차만 정해서 관련된 블로그 글 제목에 링크 넣어 보낸 것.
지금 생각하니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뒤늦게 건방져 보여서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런데 저 당시에는 이렇게 볼 테면 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막무가내 정신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이미 발생되어 있는 블로그 글의 제목에 링크를 넣어 보낸 출간기획안의 일부
이렇게 완성한 기획안을 출판사 이메일로 투고하면 된다.
흠! 생각보다 쉽네.
건방의 절정은 출간 경험이 없는 초짜 주제에 딱 10곳에만 투고하겠다는 결심이다.
교육분야 실용서인 것을 감안하여 그간 관련된 책을 출간한 알만한 출판사를 추렸다
그리고 내 맘대로 10곳을 골라 이메일로 투고를 마치고 배짱 좋게 노트북을 덮으려던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서평을 쓰면서 받은 안내문이다.
소개받은 책과 서평 방법에 대해 적힌 종이였는데 곁에서 사람이 조곤조곤 설명해 주듯 포근한 기분이 들어서 책상 한켠에 그대로 두고 있던 참이다.
이후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에도 기계 너머에서 전해지는 친절한 온기가 기분 좋게 해 줘서 괜히 마음이 가는 출판사였다.
눈길이 머문 김에 생각해 보니 마침 읽어본 책도 넓게 보면 교육과 관련된 책이라는 것에 생각이 도달했다.
여기까지 넣어보자 싶었다.
서평을 보내던 주소로 앞서와 같은 문서와 인사말을 넣어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렇게 11곳에 투고 완료.
그리고 일주일 후, 첫 답장이자 유일한 답장이 도착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