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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Jan 25. 2017

드라큘라 백작은 어디에?
루마니아 브란성

유럽의 성 Top 10

루마니아, 브라쇼브 근교 / 브란 성 [ Bran Castle ]

루마니아 제2의 도시 브라쇼브 남서쪽 32km 지점에 있는 브란 성은 '드라큘라의 성'으로 알려지면서 유명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가 쓴 가상 소설입니다. 이 소설 속의 흡혈귀 “드라큘라”는 왈라키아 공국 블라드 3세 (체페슈 또는 드라큘라)를 모델로 하였답니다. 이 성과 블라드 3세의 관계가 그리 명확지 않을뿐더러 잠시 거주했었다는 소문만 있습니다. 그래도 이 성은 지금 드라큘라 성으로 둔갑했습니다.

브란 성의 역사는 13세기 초 독일 기사단이 이곳에 목재로 된 요새를 건설하면서 시작됩니다.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요새가 파괴된 후 1377년 헝가리 지배하의 왕의 명령으로 다시 요새 축조하였습니다. 오스만투르크와 전쟁 시에는 헝가리를 지키는 관문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 성입니다. 1920년대엔 영국 태생 루마니아 여왕, 마리가 가장 좋아했던 거처였으며, 1948년까지 왕실 소유로 남아 있다가 이후 공산주의 정권에 압수당하여 박물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며 2006년 마리의 상속인들에게 사유지로 반환되어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실제로 본 브란 성은 음습한 드라큘라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작습니다. 지금 까지 소개한 다른 성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이 성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그렇다고 이 곳이 교통편이 좋은 곳도 아니고요. 이게 드라큘라의 보이지 않는 힘 아닐까요? 저 역시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찾아간 것을 보면 여행에서 스토리텔링의 힘은 대단한 겁니다. 어쨌거나 사실에 입각한 진실만 받아들이면 우리의 삶이 너무 무미건조해질 겁니다. 브라쇼브까지 먼 길을 가셨다면 한나절 시간을 내어 브란성을 다녀 오셔도 그리 실망은 하지 않으실 겁니다. 무언가를 본다는 자체보다 몽상을 따라가 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되겠죠.

제가 이 성에 갔을 땐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약간의 언덕을 올라 성에 다다라 내부만 둘러보고 바로 내려와서 이 성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 성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리 품을 좀 팔아야겠지만 도전해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코앞에서 본 브란성을 떨어져 바라보니 상당히 멋집니다. 많은 사람에게 환상을 심어 주는 이유가 있었네요. (당연히 아래 사진은 빌려 온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