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BIA 10th Anniversary Version

웃비아 10주년

by utbia 김흥수

웃비아가 처음 세상을 향해 문을 연 날은 1999년 4월 26일.

1998년 초겨울 무렵부터 반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처 탄생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정말 많은 산고 끝에 새로운 홈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선, 지난 10년간 아버지를 도와준 아들 영준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이번에도 영준이는 아비를 위해 한 달 이상 싫은 일을 감수했습니다. 정말 묘하게 아들의 시간이 나에게 맞추어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며 쉬는 동안 제가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중학교 졸업에 맞추어 밀레니엄 버전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D+Plus를 만드느라 현장에서 잡부로 일했고, 이번에는 군대에 가기 위해 쉬는 동안 일을 벌였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 프로그래밍을 했으면 신이 났을 터인데 홈페이지 작업은 죽어도 싫다는 놈을 한 달간 구박했으니 저도 참 어지간히 못된 아비라는 생각이 들어 안쓰럽고 씁쓸한 때가 많았습니다.


장성한 영준이가 이따금 못마땅할 때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몇 곱절 더 아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매번 아들에게 생각과 달리 엄한 행동을 하는 나 자신이 싫어질 때가 더 많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아들과 많은 시간을 갖게 되어 좋았고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어 더 좋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아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 가장 든든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번 리뉴얼버전의 이름은 거창하게 10주년 기념 판입니다. 지금까지 써 오던 "웃기는 비디오 가게 아저씨"의 집이라는 제목도 "길 바람 그리고 인연"으로 영화에서 여행으로 진로를 확실히 바꿨습니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은 듯한 저 자신과 주변에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많은 만남이 있었고, 또 한 도움을 받았고. 가시적으로는 가게를 하나 더 만들었고, 여행사 일을 4년간 했으며, 그 일을 바탕으로 작지만, 여행사를 오픈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통장의 마이너스 잔고가 당시보다 약간 더 늘었다는 것이고, 팽팽하던 웃비아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거울 앞에 서기 무서워지는군요.)


정말 안 좋은 점은 기억력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몸만 낡아가는 것인 줄 알았는데 두뇌 회전도 온전치 못하다는 것을 자각하니 아찔해집니다. 그래도 스텔라가 건강을 회복하였고, 아들과 딸이 잘 커 주어 무엇보다 든든합니다. 앞으로 두 녀석들은 제 갈 길을 찾아 떠날 준비가 되었으니 나도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을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홈페이지는 웹 기술의 발전과 광케이블 덕에 고품질 이미지를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예전보다 오히려 디자인하기 쉬웠습니다. (10년 전에 빈말처럼 한 이야기가 실제로 이루어지는군요.^^) 대신 작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반복 작업과 테스트를 하면서 밤낮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색(COLOR)과 전쟁을 치르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메뉴 구성은 지금까지 끌고 왔던 영화와 여행이라는 두 개의 짐 중 하나를 사뿐히 덜어 버렸습니다. 대신 사진이라는 주제가 다시 생겨서 일거리를 더 늘려 놓았습니다.


틀은 이전에 사용하던 HTML 방식에서 벗어나 업데이트가 손쉬운 PHP 방식의 게시판 형태를 전면 도입하였습니다.


디자인 콘셉트는 색과 씨름하는 일이 지겨워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모든 페이지를 백색으로 정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지가 허전해 보여서 다시 원점으로 왔습니다. 컥컥 (쉽게 해보자는 일은 언제나 삐걱거립니다) 모든 것을 제거하고 남은 기둥 하나에 맞추어 가구 배치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탕색을 도배. (거꾸로 일하게 된 셈이죠) 몰딩에 맞추어 가구를 배치하고 도배를 한 격입니다.-!- 그 후, 대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도 진통은 끝나지 않아 며칠 고심. 최종적으로 내 머리는 안 되고 벤치마킹을 했습니다.


TOUR D+Plus는 미완성 상태에서 오픈합니다. 신뢰가 가는 여행사라는 이미지를 알려야겠지만, 아직 역부족입니다. 알릴 방법이 없어 당분간은 귀퉁이 쪽방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그간 써오던 도메인 utbia.co.kr과 함께 utbia.com을 여벌로 사두었습니다. 당분간 com을 메인으로 바꾸어 테스트를 거친 후 여차하면 co.kr과 com을 분리하여 집을 두 채 보유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또 10년 후, 웃비아가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를 하면서….


(2008년 6월 22일 웃비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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