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호기심의 충족 아닐까요?
몇 년 전 여행 잡지에 인터뷰할 기회가 또 있었습니다.
이번엔 좀 쉬웠습니다.
◎ Travie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흥수 : 57년 2월생.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철원에서 소년기를, 그 후 직장을 따라 팔도를 떠돌다 20년 전 전주 정착. 종교는 가톨릭. 취미는 보고 듣는 모든 것. 지금은 해외여행 전문 인솔자로 고객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안정적인 직업은 아니지만 꿈꾸던 일이라 만족하고 있습니다.
가 족 : 눈물 많은 아내와 게임 프로그래머 아들과 교직에 근무하는 딸을 두고 있습니다.
희 망 : 온 세상을 다 돌아보고. 글과 사진을 정리하여 후대에 물려 줄 소박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 외 : 맡은 일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프로 근성이 삶의 원동력입니다.
◎ Travie 여태까지 다녀왔던 여행지들은 어디인가요?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여행안내라는 직업 때문에 남미와 아프리카 남부를 제외하고 중요 포인트 대부분은 도장을 찍은 것 같습니다. 일과 여행은 다르기 때문에 혼자 배낭여행을 한 지역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웅대한 자연이 있는 히말라야 산맥 주변들 (인도, 파키스탄, 네팔, 티베트, 중국 서부)은 다 좋았고요. 이란은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기억에 남습니다. 또, 유럽은 첫 배낭 여행지여서 신혼여행처럼 달콤했습니다.
◎ Travie 내가 찍은 사진들 중 가장 인상 갚은 사진 한 장은 무엇인가요? 그에 대한 이유도 함께 알려 주세요.
평범함을 미덕으로 알고 사는 사람에게 “가장”이나 “특별함”이란 주문은 늘 곤혹스럽습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가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길 떠나는 일에 익숙하고 길에 집착하다 보니 인생 같은 길만 보면 찍고 싶어집니다. 사진에선 공간감을 별로 느끼시지 못하겠지만,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 길이 끝나는 곳 까지 거의 반나절을 달려야 하는 먼 길입니다. 이 길에 바람이 있고 인연이 있습니다.
◎ Travie 여행 갈 때 반드시 챙기는 것들?
여행안내를 할 때면 아주 큰 가방에 이것저것 다 담아 갑니다. 여러분도 패키지여행을 가신다면 큰 가방을 준비하여 가져가고 싶은 건 다 담아 가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배낭여행에선 이건 좀 곤란하죠. 이때에는 눈썹도 무거우니 깎고 가세요…. 하하 카메라와 담배는 꼭 챙깁니다. 그리고 휴대용 재떨이도….^^. 실크로드 여행 할 때 배낭 꾸리는 매뉴얼을 하나 만들어 둔 것이 있습니다. 마땅히 올릴 곳이 없어 게시판에 TIP으로 올려 두겠습니다.
◎ Travie 다녀온 곳 중에서 다시 가보고 싶은 곳과 그 이유는?
이란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역시 사람뿐인가 봅니다.
◎ Travie 사진에 대한 지론이 있다면? 혹은,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여행과 사진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평소 사진을 찍지 않는 분도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어오죠. 남다른 감흥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진정한 여행가라면 사진을 찍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한때는(건방지게도)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느끼고 감상할 시점을 방해하는 것이 카메라였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여행기를 올리면서 제 글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그 순간을 묘사하여 보여 줄 수만 있다면…. 그림을 좀 그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았지만, 하느님은 그런 재능을 제게 주시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카메라로 돌아왔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제는 카메라와 친구가 되기로 작정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찍! 많이 찍다 보면 기술도 늘고 사진을 보는 눈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찍고 싶은 사진은 낯선 풍경입니다. 혼자 본다는 자체가 너무 가슴 아픕니다. 누군가에게 그때 그 시간을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찍습니다.
◎ Travie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는?
호기심의 충족 아닐까요? 저는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도 한몫합니다. 이런 성격 탓에 여행에서 얻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휴식이나 재충전으로서의 여행도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제 경우는 죽을 때까지 하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 Travie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다! 하는 곳이 있다면?
정말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원통해서 결정을 못 할 겁니다. 차라리 가족들과 가까운 곳을 나들이하며 삶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세 곳입니다.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와 남미의 이구아수 폭포, 그리고 엔젤 폭포…. 욕심이 너무 많죠? 가는 길에 주변까지 덤으로 볼 수 있을 테니 이렇게 선택할 랍니다.^^
◎ Travie 마지막으로 나만의 여행팁을 알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훨씬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하는 방법 트래비 독자들에게 알려주세요.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요소가 바로 언어소통 아닐까요?
제 주변의 많은 분이 이것 때문에 선뜻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합니다. 저 역시 처음 배낭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자~ 걱정을 하지 마십시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럼에도 여행을 하고 있지 않던가요? 거의 모든 여행지에서 영어가 만국 공용어로 굳어 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우리가 배운 짧은 영어도 단어만 정확히 표현하면 유용한 대화의 수단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약간은 뻔뻔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을 열면 말이 아니라 눈으로 대화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떠나기 전 간단한 인사말과 현지어 몇 개는 익혀두고 가시면 좋습니다. 작은 회화책이나 사전을 준비하고 –요즘은 스마트 폰 번역 앱이 좋아서 아주 간편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영문으로 써서 몇 장 복사해 가시면 아주 좋습니다.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말보다 문자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 편지 한 장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