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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Mar 13. 2017

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 Frankfurt

Europe Digest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도시 중 5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이 도시의 인구가 무려 65만……. (잘못 쓴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서울만큼이나 알려진 도시 인구가 650만도 아닌 65만이라고? 대전의 절반도 안 되는, 내가 사는 전주만 한 도시.” <- 이렇게 생각하고 유럽으로 떠나면 바로 큰코다칩니다.

유럽의 대도시는 의외로 규모가 작습니다.


대성당 카이저 돔에서 내려다 본 프랑크푸르트 시


교통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의 관문입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본거지며, 우리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이곳이 대표 노선입니다. 인구 65만이 상주하는 도시가 유럽을 대표하는 공항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모두 비행기만 타고 다닐까요?


박람회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금융과 상업의 중심 도시입니다. 주식·상품거래소가 있고 년 중 크고 작은 박람회가 수시로 열립니다. 2년마다 열리는 자동차박람회가 특히 유명하며, 서적, 기계 공구,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 국제박람회가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성당 카이저 돔에서 내려다 본 프랑크푸르트 신도시 지역


여행자의 입장에서 프랑크푸르트는 들어가고 나가는 관문일 뿐 무언가를 보려고 이 도시를 따로 찾지 않습니다. 유럽엔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아 한가하게 머물기엔 왠지 아쉬워지는 도시가 프랑크푸르트이기도 합니다. 과연 프랑크푸르트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도시인지 속을 살짝 들여다보겠습니다.


1. 중앙역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프랑크푸르트 관광의 기점이 되는 곳이며 대중교통의 중심지입니다. 공항과 역에서 느껴지는 프랑크푸르트는 1,000만 인구 서울 뺨칠 정도로 붐빕니다. 교통량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관념이 적용되지 않는 도시가 바로 프랑크푸르트입니다. 이곳에서 독일 철도의 다양함과 실용, 편의, 정확성 등 그 진면목을 관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24개의 플랫폼에서 수시로 드나드는 열차를 자유롭게 접근하여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고, 지하에 있는 쇼핑센터도 볼거리 가득하며,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관광을 위한 지도도 무료로 얻을 수 있습니다. 단, 밤늦은 시간 중앙역 부근은 우범지대로 분류됩니다. 이제는 많이 나아져서 안전하지만 그래도 늦은 밤 중앙역 부근은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2. 뢰머광장


독일의 대도시는 오래된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 이유는 바로 1. 2차 대전. 로켓을 발명하여 바다 건너 런던을 공습할 때 연합군이 바라만 보고 있을 리는 만무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역시 연합군의 반격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뢰머 광장도 2차 대전 이후 새로 복구되었지만, 프랑크푸르트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입니다. 광장을 중심으로 신성 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을 거행했던 대성당, 아름다운 구시청사, 유스티치아 분수, 니콜라이 교회 등 프랑크푸르트의 옛 모습을 한자리에서 몽땅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뢰머 광장입니다.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고 뢰머 광장을 다녀가지 않았다면 앙꼬 없는 찐빵을 맛본 격이 되겠습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상징 뢰머 광장의 독일 전통 가옥


3. 카이저 돔 (대성당)


정식 명칭은 바톨로메오 돔. 신성 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을 거행했던 곳이라 카이저 돔 (황제 성당)이라 불립니다. 뢰머 광장 근처에 있어 찾기 쉽습니다. 이 성당은 1415년 건축을 시작하여 450년 후인 1877년 완공이 되었으며 높이 95M의 종탑이 유명합니다. 성당을 찾았다면 내부보다 332개의 계단을 올라 시내를 내려다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종탑을 오르기 위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도 이곳에서 보는 프랑크푸르트 시내 전경은 수고가 아깝지 않습니다.


푸랑크푸르트 대성당 (카이저 돔)


4. 괴테하우스와 괴테 박물관


독일이 자랑하는 대문호 괴테의 고향이 바로 프랑크푸르트입니다. (1749년 8월 28일생) 황제의 고문관이었던 아버지와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괴테는 출생부터 명문가의 자손이었습니다. 카이저 거리 뒤편에 있는 괴테의 생가는 2차 대전 중 전파되었으나 다행스럽게도 폭격을 대비하여 유물은 모두 대피를 시켰습니다. 전후, 프랑크푸르트 시는 괴테의 생가를 이전과 다름없이 충실하게 복원하여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4층 집 괴테의 생가는 당시 유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18세기 독일 부잣집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박물관에서는 괴테에 관한 많은 자료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프랑크푸르트는 박물관의 도시라 불릴 만큼 작은 박물관들이 많습니다. 틈을 내어 마인강 가의 미술관 거리를 방문하면 슈테델 미술관, 모던 아트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등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괴테 하우스


5. 알테 오퍼 (Alte Oper)


1880년 10월 20일, 독일 황제 빌헬름 1세가 참석한 자리에서 프랑크푸르트 오퍼(오페라 하우스)는 모차르트의 ‘돈조반니’공연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황제는 극장을 둘러본 후 “베를린에서도 이런 극장을 지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의 화려하고 큰 규모였습니다. 


1944년 3월 23일 밤 프랑크푸르트 오퍼(Frankfurt Oper)도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도 폭격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파사드만 간신히 남겨 놓고 거의 모두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프랑크푸르트 시장은 오페라 극장의 잔해 위에 현대식 오피스빌딩을 지으려 했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이 직접 모금을 하여 옛 오페라 하우스를 그 자리에 살려냈습니다. 전통을 중요시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오퍼를 재건하는 동안 새로운 오페라 하우스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극장은 오퍼(오페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콘서트 전용 홀로 내부 설계를 변경했습니다. 구(Old- Alte) 극장이라는 뜻으로 알테 오퍼라 불립니다.


☞ 알테 오퍼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앞 페이지에 올려 두었습니다.


콘서트 홀로 쓰이는 알테 오퍼. 중후한  겉보기와 달리 내부는 최신 시설로 꾸며져 있습니다.



6. 차일 거리 [ Zeil ]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상업과 금융의 중심도시입니다. 시 중심부는 유럽에서 보기 힘든 고층빌딩이 들어서 있고 일 년 내내 상품전시회나 박람회가 개최되는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차일 거리는 가장 번화한 곳에 있는 쇼핑가입니다. 대형 쇼핑몰이 몰려 있지만, 보행자 전용 도로여서 편안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이 거리를 지나다가 유리에 구멍이 뻥 뚫린 독특한 건물을 한 번 찾아보세요. 워낙 눈에 뜨여 쉽게 찾을 듯합니다. 이 건물이 바로 My Zeil 이라는 쇼핑몰인데요. 겉보기보다 내부 인테리어가 더 멋집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잠시 미래로 온 착각이 들 만큼 모던한 장소를 만나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차일 거리에 있는 마이차일 쇼핑몰의 독특한 인테리어


7. 작센하우젠 


뢰머 광장 쪽에서 마인강으로 나와 다리를 건너면 작센 하우젠 지역입니다. 이곳은 옛날부터 기능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아펠바인이라는 사과주 행상이 유명했다 합니다. 지금도 골목마다 오래된 분수가 남아 있고 라이브로 연주하는 선술집이 많아 프랑크푸르트의 명물 사과주 아펠바인 한잔하는 느긋한 시간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물론 독일의 대명사인 다양한 맥주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프랑크푸르트라면 아펠바인부터 마셔봐야 봐야겠죠?


작센하우젠의 선술집 골목


Tip : 1. 겨울에 프랑크푸르트를 간다면 길거리에서 파는 뜨거운 포도주 글루바인 (Gluh Wein)을 기억해두십시오. 전주에서 파는 모주 맛과 비슷한데 솔직히 글루바인이 더 맛있습니다. 모주가 막걸리에 흑설탕과 계피, 또 다른 무엇을 넣고 끓은 음료라면 글루바인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적포도주에 설탕과 정향, 레몬 같은 것을 넣고 따끈하게 데운 술입니다. 추울 때 마시면 몸이 확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포도주라 많이 마시면 취합니다) 음습하게 추운 유럽의 겨울에 글루바인은 참 잘 어울리는 음료입니다.


파란 보온통 속에 글루바인이 담겨있습니다.^^ 


2. 12월에 프랑크푸르트를 가면 뢰머 광장이 엄청나게 활기를 띠며 붐빕니다. 크리스마스 전, 4주 동안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크리스마스 시장은 유럽 내에서도 유명합니다. 이곳은 12월 한 달간 매일 축제 분위기입니다. 이 무렵 유럽 어디를 가도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게 되겠지만 뢰머 광장은 살아있는 트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뢰머광장 주변 상가들이 이렇게 변합니다.


8. 루데스하임


프랑크푸르트를 다 돌아보고 나도 한나절 이상 시간이 남는다면 라인강변의 예쁜 마을들을 다녀오는 것도 좋습니다. 중앙역에서 간선 열차로 다녀올 수도 있고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라인강 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 까지라면 루데스하임을 권하고 싶습니다. 루데스하임은 전형적인 독일의 시골 마을입니다. 작지만 아기자기합니다. 독일 와인의 산지로 유명하여 맛있는 포도주도 맛볼 수 있고, 드넓은 포도밭에서 내려다보는 라인강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이게 합니다. 루데스하임은 프랑크푸르트에서 간선 열차로 1시간가량 소요되며 중앙역에서 열차가 1시간에 한 대꼴로 운행되어 다녀오기도 쉽습니다.


넓은 포도밭이 있는 루데스하임


INFORMATION

프랑크푸르트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루프트한자가 매일 취항하는 도시로 우리나라에서 항공편 연결이 가장 좋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언제든 항공권만 구입하면 출발할 수 있습니다.


 독일은 열차가 잘 발달하여 철도여행이 쉬운 나라입니다. 독일 철도청 (도이체반 DB)에 접속하면 유럽의 철도 전 노선의 시간표가 아주 정확하고 세세하게 나옵니다. 이용법도 쉬우며 독일 지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의 인터넷 예매도 가능합니다. 장기간 여행이라면 이곳에서 독일철도 패스를 구입하면 보통 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독일 철도청 (DB 도이체반) 홈페이지 : http://www.bahn.de


프랑크푸르트에서 며칠 머문다면 시내 교통수단을 일정 기간 무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사면 편합니다. 이름은 “프랑크푸르트 카드”. 시내 전 지역 교통수단을 포함하여 박물관, 미술관 등 주요 관광지 입장료도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1일 권 9.9유로 2일 권 14.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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