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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Feb 01. 2017

중국 여강, 超大型 야외공연
"인상리쟝 印象麗江"

중국의 공연

장예모 감독의 인상 시리즈 2.
인상리쟝 印象麗江


2003년 10월 인상유삼저의 대히트를 기록한 후 두 번째 프로젝트는 운남성에서 진행됩니다. 이번에도 많은 준비와 주민을 참여하는 것 등 유삼저의 기반을 그대로 도입합니다. 하지만 무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번 무대는 해발 5,596m 옥룡설산입니다. 그냥 먼발치에서 보는 산이 아니라 만년설이 그대로 보이는 산 바로 아래 무대가 만들어졌습니다. 감히 이런 생각을 하다니…. 중국 사람들의 스케일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 공연장이 위치한 곳은 해발 3,050M의 고지대입니다. 전날 여강에 도착하여 고도적응이 된 분이라도 이곳에서 뛰거나 심하게 움직이면 고산 반응이 다시 옵니다. 천천히 움직이고 수분섭취를 많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연장은 외관이 경기장처럼 생겼습니다. 내부는 원형경기장을 변형하여 좌석을 배치하였습니다. 붉은색 바탕에 지그재그로 난 길은 차마고도의 험한 길을 상징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처럼 생긴 곳도 무대 일부입니다. 이 길이 객석 뒤까지 원형으로 이어집니다. 자리에 앉으면 전면에 옥룡설산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장 감독의 특기가 화려한 조명인데 유독 인상여강만은 조명을 쓸 수 없는 낮에 공연합니다. 공연장이 국립공원 안에 있어 해 질 녘엔 모두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공연만 보려고 리쟝을 가신다면 공연티켓 외에 아주 비싼 국립공원 입장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합니다. 


공연 출연자 수는 500명 정도라고 추산합니다. 

(인상여강 공식 홈페이지가 공사 중이라 정확한 자료를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웹에 떠도는 자료들이 워낙 출처 불분명하여 옥석을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언론사 자료조차 사실무근에 잘못된 정보가 많았습니다. 저가 잘 못된 정보를 올리는 순간 또다시 이 자료가 확대 재생산될까 두려워 요즘 숫자나 연도를 쓸 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말이 50~100필 정도 등장합니다. 요 부분은 한국에선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출연자들이 마이크를 쓰지 않고 노래를 합니다. 완전히 개방된 인상유삼저나 인상서호와 달리 원형 경기장 구조라 가능한 공연입니다. 그래도 이 넓은 무대를 울린다는 것은 대단한 소리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 공연도 인상유삼저와 같이 특별한 악천후가 아니면 비가와도 진행됩니다. 입장객 수에 따라 다음날 공연 일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리쟝 시내에서 미리 체크하여 표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공연하는 경우가 많으니 표를 사실 때 입장 시간을 잘 확인하고 옥룡설산 일정을 짜야 무리가 없습니다.



인상여강 스토리


공연은 6개의 주제로 나누어집니다. 운남성에 많은 소수 민족이 살고 있어 10여 개 부족이 출연하며 리쟝(여강)지역을 대표하는 나시족의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차마고도에 대한 애환과 설화를 엮었지만 6개의 주제가 각 각으로 나뉘어 있어 하나의 이야기로 통일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1부 마방 : 차마고도를 이용하여 교역하는 장면을 남자들의 집단 군무로 표현합니다.

2부 술판 : 고된 하루를 마치고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3부 천상인간 : 지상에서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하늘에서라도 이루려고 죽음의 계곡으로 떠나는 남녀의 애절함을 그립니다.

4부 조합 : 원주민들의 노래와 민속춤으로 구성됩니다.

5부 제사 : 북춤을 추며 제사를 드립니다.

6부 기원 : 기도와 그에 대한 응답입니다.



인상여강 감상평


대설산을 무대로 초대형 매스게임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감동하기엔 충분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제 부각과 더불어 불필요한 부분을 감출 조명을 쓸 수 없다는 건 공연에서 너무나 큰 취약점이었습니다. 장 감독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시작했겠지만, 감상자의 시선을 한 곳에 붙잡아 두기엔 밝은 주광의 방해가 너무 컸습니다. 예의를 분실한 일부 관람객들의 태도도 이를 거듭니다. 공연이 조금만 느슨해지면 주의가 산만해지는 걸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또 하나, 전체적으로 보자면 나무랄 데 없는 공연이지만 큰 거 한 방이 없었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 정도 공연이면 가슴 짜릿한 한 방이 있어야 하는데 여섯 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정점이 비슷하여 오히려 어중간해져 버렸습니다. 보강 차원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와이어 액션과 연막을 도입하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제 욕심이 너무 과했나? 아무튼, 색의 마술사 장예모 감독에게 조명이 없다는 자체가 아쉬운 2%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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