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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Feb 24. 2017

아직도 남아있는 모계사회 전통,
운남성 루구호

중국의 대자연

루구호는 여강에서 사천 방면으로 7시간 남짓 차를 타고 가면 나오는 산정호수입니다. 가는 길에 해발 3,400m 산을 넘어야 하고 호수가 위치한 지역의 해발 고도는 2,700m로 높습니다. 가다 보면 장강의 원류 금사강을 가로지르는데 험하고 아름다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루구호의 절반은 운남성, 절반은 사천성에 있으나 행정구역상으로는 사천성 최대의 호수라 불립니다.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93m, 평균 수심은 40m 정도라고 하며 물의 투명도가 다른 호수보다 높아 평균적으로 11m 깊이까지 속이 들여다보입니다.



이 호수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유는 비경보다 "모수족"이라는 독특한 부족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수족은 흔치 않은 모계사회의 전통을 유지하여 우리나라 매스컴에서도 다큐멘터리로 몇 번 소개가 되었습니다. 모계사회에서 모든 경제권과 자식에 대한 권리와 의무는 어머니에게 있고 아버지는 그저 씨를 주는 관계일 뿐이라고 합니다.


모수족 전통 공연


남녀가 짝을 짓고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들의 합방을 주혼이라 합니다. (남자는 밤에만 여자 집을 찾고 아침 일찍 자기 집으로 돌아간답니다) 아이가 자랄 때까지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으로 살아도 아버지와 아이 간에 무언가 모를 -핏줄에 대한 정이 남아 있을 텐데…. 또 엄마의 선택에 따라 형제자매의 피가 다를 수도 있으니 무언가 좀 복잡해지죠? 이런 관계가 잘 유지되는 거로 봐서는 그들 나름대로 규범이 있겠지만 참으로 신기한 일이긴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모수족을 보기 위해 루구호를 찾으면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이 전통이 상업화된 호수 주변엔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적이 드문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야 모수족의 삶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합니다.


모수족 어르신


[ 루구호로 가려면...] 

루구호 가는 길은 참 멉니다. 곤명이나 성도에서 출발하여 여강에 도착하셨다면 참 먼 길을 간 셈이죠. 그 길도 먼데 이곳에서 또 이동을 하셔야 합니다. 출발 전날 루구호 가는 차 시간부터 먼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하루에 한두 편밖에 차가 없으니 예약을 해두시는 것이 최고고요. 예약을 못 하신 분은 아침 일찍 버스터미널로 나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혹시 루구호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면 낙담하지 말고 닝랑까지 가는 차편을 알아보세요. 닝랑은 루구호를 가는 중간에 있는 비교적 큰 도시입니다. 여강에서 닝랑까지 가는 버스와 닝랑에서 루구호 가는 차편은 하루에도 여러 편이 있습니다. 어차피 루구호로 가는 버스를 타셔도 닝랑에서 한 시간 정도 쉬며 밥을 먹고 갑니다. 쿤밍에서 닝랑까지 가는 야간 버스도 있네요. 대리 하관에서 닝랑으로 가는 버스도 아침 일찍 한 대가 있습니다.


루구호 가는 길, 험하고 멀지만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신기한 자연을 보시게 됩니다.


루구호는 물이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는 곳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호수는 물이 증발하며 남는 소금기로 바닷물 같은 염호가 대부분이고 수심도 계절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 대요. 루구호의 수심은 늘 일정하고 염분이 없습니다. 이렇게 갇혀 있는 호수 수위가 맑고 일정한 이유는 호수 바닥 어딘가로 물이 이동하는 통로가 있다고 합니다. 주변도 예쁜데 속까지 비밀스러운 루구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 신비하게 보였습니다.^^  


루구호 풍경


운남성은 이 밖에도 정말 많은 관광지가 있습니다. 성도인 곤명은 물론이고 사진가들에게 요즘 뜨고 있는 빨간 땅, 홍토지. 수백 개의 돌기둥 숲을 볼 수 있는 세계 자연유산 석림, 흙으로 빚어진 자연의 숲 원모토림, 대리석의 원산지로 동양의 알프스라 불리는 대리,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상반나, 경홍(징홍) 등. 운남은 한 달 여행으로 부족한 여행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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