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다이제스트
네팔관광청은 이렇게 자신의 나라를 소개합니다.
"Naturally Nepal Once is not Enough"
"네팔의 자연을 다 감상하기에는 한 번의 방문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그리고 국민은 자신들의 염원을 나라 이름에 담아 이렇게 표현합니다.
NEPAL = Never End Peace And Love….
아열대 지역에 속하는 네팔 여행의 적기는 몬순이 끝나고 하늘이 청명해지는 10월부터 시작됩니다.
히말리아의 중심, 풍부한 자연, 빼어난 문화와 선한 사람들…….
보고, 듣고, 즐길 거리 풍부한 네팔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의외의 나라 네팔
네팔을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후 몇 가지 부분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오류를 수정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말머리에 씁니다.
1. 작지 않은 나라
네팔은 거대한 인도와 중국의 틈에 낀 작은 나라일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실제 네팔은 그리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공식 면적 147,181Km…. 우리가 사는 남한보다 1.4배 이상 크다는 자체가 놀랍습니다. 인구수도 이외로 많아 삼천만 명에 가깝습니다.
2. 평지도 있는 나라
네팔엔 세상에 존재하는 8천m급 고봉 14개 중 8개가 있습니다. 그 중심부를 차지하는 나라에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가 있다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트레킹 중 힘들게 오르는 산을 이 사람들은 그냥 언덕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실제로 네팔에선 4천 미터 이하의 산에 산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합니다. 이런 정보를 접하다 보니 네팔에 가면 오로지 산만 보고 오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네팔엔 이런저런 이유로 평지가 참 많습니다. 산과 산 사이에 물길이 만들어 놓은 평야가 있고 산등성이를 따라 생각보다 넓은 구릉지가 있어 농사짓기 좋은 환경입니다. 인도를 접하는 남부지역 테라이 평원으로 내려가면 네팔이 산악 국가라 불리는 것이 무색하리만치 드넓습니다.
3. 물의 나라
당연한 생각을 우리는 늘 잊고 삽니다. 산악의 나라라는 인식 때문에 네팔에서 오로지 산을 오르는 일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물도 많습니다. 네팔에선 트레킹만큼 래프팅이 유명합니다. 산악국가 네팔에서 물놀이…. 참 신선하지 않습니까?
4. 희망의 나라
통계에 의하면 네팔 국민 일 인당 GDP가 1,000달러 미만으로 극빈국으로 분류됩니다. 옆 나라 중국과 인도보다 많이 뒤떨어지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네팔에 가보면 이 통계로 현상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바로 드러납니다. 장기간 정치의 불안으로 많이 낙후되고 불편한 환경이지만 수많은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이 나라의 미래는 뜻밖에 밝습니다. 지금도 네팔 사람들의 수줍음 속에서 가난의 그림자는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환한 미소가 반가운 나라가 네팔입니다.
조삼모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침에 3개를 먹고 저녁에 4개를 먹든 아침에 4개를 먹고 저녁에 3개를 먹든 하루에 먹는 양은 똑같지만, 여행에서 이 선택이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와 네팔을 함께하는 일정을 짤 경우 인도를 먼저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문화대국 인도를 비하하려는 뜻이 아니라 대부분 여행자가 인도를 여행하다 네팔에 가면 천국을 온 기분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만큼 인도는 여행하기 까다롭고 신경 쓸 일이 많은 곳입니다. 극빈국으로 분류된 네팔이 인도보다 더 깨끗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이유를 직접 가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Fun Nepal
Fun 1 네팔은 국기가 사각형이 아닌 유일한 나라입니다. 네팔의 국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림에서 보듯 삼각형 깃발 두 개가 나란히 상하로 붙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음과 양을 상징하는 달과 태양이 들어간 깃발 두 개 사용합니다. 이 깃발을 한 개로 만들었기 때문에 저런 모양이 되었습니다. 남의 눈치 보지 않는 네팔의 모습이 국기를 통해 드러나 멋져 보입니다.
Fun 2 그리니치 표준시에서 유일하게 15분 단위로 나누어 시차를 정한 나라 네팔! 네팔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3시간 15분, 인도는 3시간 반. 대부분의 나라가 그 나라의 시간을 정할 때 그리니치 표준시에서 한 시간의 차이를 두고 시차를 정합니다. 그러나 네팔은 애증의 나라 인도와 같은 시차를 쓰지 않으려고 15분 시차를 두었습니다. 이 역시 나는 인도와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존심이 아닐까요?
Fun 3 네팔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많은 소수민족이 삽니다. 통상 분류되는 민족이 60여 개 정도로 서로 말이 달라 대화가 어렵습니다. 이제는 카트만두 지역의 언어를 표준으로 정하여 네팔어를 학교에서 가르칩니다. 이런 불편함이 다른 방면에서 좋은 점을 줍니다. 네팔 사람들은 언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 외국어를 배우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에 온 이주 노동자들의 경우를 보면 네팔 사람들이 한국말을 제일 빨리 배웁니다.
사원의 도시 카트만두
네팔은 동에서 서까지 거리가 850km, 북에서 남까지의 거리가 250Km 정도인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북쪽은 티베트와 경계를 이루며 6,000~8,000M 고봉이 가로막고 있는 대히말리아산맥 지역이며 남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해발 고도가 낮아져 인도와 접경을 이루는 지역은 해발고도 70m까지 떨어집니다.
동서와 남북의 중간 지점에서 동으로 약간 치우친 곳에 수도인 카트만두가 있는데 이 지역의 평균 고도는 1,300~1,400m 정도로 사방 20Km 분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엔 3,000m 높이의 산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아열대의 더위를 피하기에 적당한 해발고도, 풍부한 수자원, 비옥하고 넓은 토지, 성채를 건설하지 않아도 주변과 차단되는 안전성, 티베트와 인도를 잇는 교통의 중심 등. 천혜의 지리적 환경 덕에 카트만두는 기원전부터 이 나라의 중심도시가 되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카트만두 계곡은 태초에 천지와 같은 호수라고 합니다. 호수에 작은 섬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스와얌부나트 사원이 자리를 잡았고 문수보살이 칼로 산허리를 친 후 물이 빠져 카트만두가 탄생했다는 설입니다. 재미있게도 지질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이 전설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래전 카트만두는 호수였고 물이 빠져나가면서 분지가 되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카트만두라는 지명은 10세기경 "나무로 지은 사원"을 뜻하는 카스타만다프 사원에서 유래되었다 하며, 이 사원이 만들어지기 전엔 칸티푸르(Kantipur)로 불렸습니다. 기원전부터 번성한 카트만두는 서기1,200년경에 말라 왕조가 탄생하면서 550년간 황금기를 맞는데 왕조 후기에 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 3개의 왕국으로 삼분할 되어 경쟁하듯 예술과 문화를 발전시키며 지금의 모습을 갖춥니다. 덕분에 카트만두는 3개의 왕궁이 모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고 사원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2개의 불교사원과 1개의 힌두교 사원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추가되어 한 지역 6개 문화유산을 보유한 유일무의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환상과 현실의 두 얼굴 카트만두
싱그러운 녹색 도시에 병풍처럼 둘러싼 설산을 상상하며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에 도착한다면 첫발을 내딛는 순간 물거품처럼 환상이 깨어질 것입니다. 정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카트만두의 인구는 적게는 70만 많게는 200만까지 한없이 늘어지는 고무줄 같습니다. 포장 부실한 좁은 도로, 뒤엉켜 다니는 고물차, 출처 불분명한 냄새와 탁한 공기, 소음에 경악하고 나면 정말 이곳이 자연의 나라 네팔의 수도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혼란을 가누기도 전에 찾아가는 카트만두 달발 광장은 수많은 인파가 충격에 충격을 더하며 정신을 혼미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 혼돈이 카트만두 전부가 아닙니다. 매연의 도시에 한줄기 스콜이 내리면 거짓말처럼 싱그러움이 몰려옵니다. 현상이 진정되고 무질서 속에 질서를 발견하는 순간 카트만두의 숨은 모습이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이럴 땐 눈을 돌려 북쪽을 보세요. 신기루처럼 설산이 하얀 띠를 두르고 나타납니다. 이 모습이 진정한 카트만두가 아닐까요?
여행에서 느끼는 충격파는 각자의 몫입니다. 준비 없이 올라탄 롤러코스터가 더 짜릿하듯 임팩트 강한 첫인사가 있기에 더 기대되는 여행이 카트만두의 매력입니다.
카트만두의 볼거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3개의 왕궁과 3개의 사원은 머스트 씨입니다. 지면 관계상 이들을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우니 이름을 기억하고 웹서핑을 통해 정보를 얻어 보시기 바랍니다. 3 왕국 모두 왕의 거처와 사원이 밀집된 중심광장을 달발(Durbar)광장이라 부르며 이 광장을 중심으로 왕궁과 박물관, 많은 사원이 밀집해 있습니다.
1. 카트만두 왕궁 : (시내 중심부) 왕궁 주변에 여행자 거리 타멜과 아산 재래시장이 있으며 시 중심부입니다.
2. 파탄왕궁 : (시 중심부에서 남쪽 5Km) 이제는 카트만두 시에 편입되어 그리 멀지 않으나 카트만두 왕궁보다 더 큰 규모로 남아 있습니다.
3. 박타프르왕궁 : (카트만두에서 동쪽 15Km) 조금 멀지만 세 개의 왕궁중 옛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으로 매연에 찌든 카트만두를 벗어나 한가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영화 “리틀부다”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4. 스와얌부나트 사원 : (시내에서 서쪽으로 2Km 언덕) 기원전 3세기부터 터를 잡은 카트만두를 상징하는 불탑이 있습니다. 원숭이가 많아 일명 원숭이 사원으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5. 보드나트 사원 : (시내에서 동쪽 5Km) 네팔 티베트 불교의 본산으로 엄청난 규모의 스투파(불탑)와 티베트 난민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6. 파슈파티나트 사원 : (시내에서 동남쪽 4Km - 공항 근처) 네팔 힌두교의 총 본산이며 화장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더 유명합니다.
위 6개 모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입니다.
그리고 여행자 거리 "타멜" 은 꼭 들러보게 되는 장소입니다.
하루 정도 여유가 있다면 "나갈코트"로 이동하여 랑탕히말의 산군을 보며 일출과 일몰 감상하는 여유를 갖으시면 좋습니다.
카트만두 밸리 3일 일정
카트만두에서 위에 열거한 여섯 곳을 다 보려면 이틀이 빡빡합니다. 시간이 촉박한 여행자라면 첫날 카트만두 왕궁지역, 파탄, 스와얌부나트 사원을 부지런히 돌아보고 저녁 시간은 여행자 거리 타멜에서... 이튿날 오전 보드나트와 파슈파트나트를 보고 박타프르로 이동하여 오후 시간을 즐기고 늦게 돌아오는 일정을 잡으면 웬만큼 볼거리는 다 보는 셈입니다. 하지만 하루 정도 틈을 더 내어 카트만두에서 35Km 떨어진 나갈코트 지역에 묵으면서 랑탕 히말리아를 조망하는 느긋한 일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일정을 짜면 카트만두 시내와 15Km 떨어진 박타프르를 지나게 되므로 이동 거리도 많이 단축됩니다.
1일차
오전 ; 아산시장과 카트만두 달발 광장
오후 ; 파탄 왕궁과 스와얌부나트 사원
저녁 : 타멜 거리
카트만두 숙박
2일차
오전 : 시 중심부 지역과 보드나트 사원
오후 : 파슈나트사원을 보고 나갈코트로 이동 일몰 감상
나갈코트 숙박
3일차
나갈코트의 일출 감상 후 느긋하게 박타푸르로 이동
오후 : 박타푸르를 돌아보고 카트만두로 이동
카트만두 숙박
카트만두에서 먹거리와 즐길 거리
카트만두는 밤거리가 화려하거나 유흥문화가 발달한 곳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행자 거리 타멜에 나가면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주류 판매가 자유로워 늦게까지 여는 술집과 카페도 많습니다. 이곳에서 눈요기하거나 맥주 한잔 따라 놓고 수다를 떠는 것이 유일한 저녁 문화입니다. 타멜 인근에 네팔 고유의 식사를 하면서 전통춤을 볼 수 있는 식당이 몇 곳 있습니다.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으니 이런 곳을 찾아 한 번쯤 즐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네팔 사람들의 식사는 참 소박한 편입니다. 주식을 달밧이라 부르는데 달은 콩이나 녹두를 갈아 만든 걸쭉한 국, 밧은 쌀밥이란 뜻입니다. 이 국과 밥에 향신료로 요리한 반찬(딸가리) 또는 아짜르라는 장아찌 종류를 곁들입니다. 카레(커리)는 인도와 흡사하며 닭고기나 양고기를 주로 씁니다. 이 음식들을 탈리라는 쟁반에 한꺼번에 담아 손으로 조물조물 주물러 먹습니다. 티베트 음식인 뚝바(칼국수), 뗀뚝(수제비), 모모(만두), 큼직하게 부풀린 티베트 빵은 우리 입에 잘 맞고 흔한 편입니다. 이외에도 카트만두는 외국인이 워낙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어 식도락을 즐기기에는 아쉬움이 없습니다. 물론 한국식당도 여러 곳에 있으니 음식에 대해서는 걱정 뚝~.
네팔에서 잠자리
네팔은 관광대국입니다. 어디를 가도 잠자리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카트만두는 게스트 하우스부터 5성급 호텔까지 다양하게 있어 골라 묵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