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 카메라 이야기
2025년 7월 21일....
가톨릭 성지 순례팀 폴란드와 동유럽 12일.
카메라를 받은 후, 메뉴 세팅만 한 상태에서 출장을 나갔습니다.
드디어 현장에서......
한마디로 첫날은 답답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답답 1. 뷰 파인더
소니 6700 뷰파인더는 알파99II 와 같은 236만 도트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같은 스펙이라도 화질 자체가 더 나아진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화면 배율이 99II는 0.78배, A6700은 0.70배....
스펙 상 배율은 미세하게 적은데 내 눈엔 엄청난 차이로 다가 왔습니다.
60인치 TV를 보다 40인치로 돌아 간 느낌.
적응은 하였지만 그래도 너무 답답하고 더 큰 뷰파인더로 사물은 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답답 2. AEL 버튼 부재
A6700은 고정 할당 된 AEL버튼이 없습니다. 멍뮈????
대신 다른 Fn키에 이걸 할당하면 됩니다.
문제는 Fn자리가 정말 옹색한 곳에.... 하는 수 없이 AF-ON 버튼을 AEL로 대체...ㅎㅎ
그러나 바디가 작아서 이 버튼 사용이 불편 또 불편....
답답 3. 초점 이동 방식
A6700초점 이동 조그가 없습니다. 대신 큼직한 메뉴 좌우상하 버튼으로 세팅해두면 됩니다.
그러나 직관적인 조그셔틀 보다 불편하죠.
단, 후면 LCD에서 터치로 초점 이동을 바로 할 수 있어 전보다 획기적으로 편할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 안보는 분들에게는 이게 더 좋겠죠.ㅎㅎ
저는 LCD 사용을 안 하던 놈이라 적응이 안 됩니다.
이 3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대두되는 순간....
새 장비를 던지고 무거운 99-2를 고처서라도 다시 쓰고 싶어졌습니다.
한 술 더 떠서 시그마 렌즈는 줌 링이 왜 반대 방향으로 (케논, 니콘 방식) 돌아 가냐고?....ㅠㅠ
사실 위에 말한 것들이 저와 다른 환경에서 사진을 시작하신 분들에게 전혀 문제 꺼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편한 장점이 될 수 있을겁니다.
하루, 이틀, 사흘....
인터페이스에 점점 적응되어 갑니다.
불편을 느낄 때 마다 “이건 가벼움에 대한 대가”라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하지만, 40년 익숙해진 손맛에 대한 간절함이 함께 타 올랐습니다.
틈날 때 마다 “내가 이 작은 바디에 완전 적응 가능할까? 아니면 다른 대안은 없을까?”
를 고민하던 여정이었습니다.
돌아와 컴퓨터에 파일을 옮기고 사진을 띠운 순간.
두그 두그 두그.....둥. 정말 궁금하죠.
작심하고 선택한 미러리스 크롭바디는 이전과 사진이 어케 달라질지....ㅎㅎ
헉...... ????
장난감 같은 바디와 렌즈에서 나온 사진들이 한마디로 킹왕짱!!!
솔직히 이 정도 기대는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다행이라 생각했었죠.
소니의 발전은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시그마 작은 렌즈에서 이런 기록물이.....ㅋㅋㅋ
그냥 사진이 말해 줍니다. 몇 컷 보여 드릴게요.
삼각대 없이 실내에서 평범하게 1/30초로 찍은 사진입니다.
여행 중 마주치는 피사체가 광량 좋은 시간과 장소에 모여 있지 않습니다.
특히, 유럽은 실내나 어두운 환경을 자주 마주칩니다.
99II + 24-70G f2.8 조합에서는 쉽게 건질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카페 허용 사이즈로 줄이고, 무보정 그대로 올려 드립니다.
원본 잘라서 붙여 볼께요. 클릭하면 디테일 그대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10년 전 출시 된 플래그쉽 바디 소니 A99-II와
현존 중급기 미러리스 크롭 바디 A6700의 비교에서 제가 체감하는 개선 점
1. 소니의 손떨림 방지 확실한 개선
2. 칭찬 받고 남을 정확한 AF
3. 저조도 노이즈 몇 단계 개선
4. 더 넓어진 계조 (다이나믹 렌지)
5. 장난감 같은 시그마 렌즈의 놀라운 해상력
미러리스로 기변하는 순간 반투명 미러 단점인 1/2스탑 이상 광량 손실에 대한 득을 보게 되었고.
손떨림 방지는 전에도 있었지만 이젠 5축 보정 기술이 확실하게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99-II의 노이즈는 ISO 800이상부터 거칠어지기 시작했습니다.
A6700에서 ISO 3200 정도만큼....
그리고 전체적인 계조(dynamic range)가 살아 있어 보정 관용도 역시 따라 올라가겠죠.
“디테일이 살아있다.” 느껴지는 것은 플라시보 효과가 아님이 분명합니다.
이 모두를 더해보면 적어도 미러리스 크롭 바디 A6700이
10년 전 플레그쉽 풀프레임 바디 99-II보다 3스탑 이상 광량 확보를 해준다고 체감합니다.
사진에서 3스탑??? 이걸 렌즈로 확보하려면 어머 어마한 돈이 들겠지요?
그리고 소니의 미친 AF!!! 10년간 기술이 이렇게 발전하다니...
솔까, 외계인을 데려다 고문한 수준입니다.ㅎㅎ
그래서 저는 입이 귀에 걸릴 만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크롭 바디에 안착해도 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피사체를 만날 수 있다니 기대감 뿜뿜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