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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Jan 13. 2017

여권에 얽힌 황당한 이야기 1

여행 에피소드 07

2010-05-05 18:34:07 에 쓴 글  입니다.


그동안 웃뺘 염장질에 진저리치시던 분들, 이 기회에 무릎 탁 치면서 마음껏 고소해 하시기 바랍니다. 식은땀 흐르던 순간을 몇 꼭지 중계해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너 직업이 부럽다"고. 예~ 저도 이 일이 아주 맘에 듭니다. 돈 받고 해외여행하는 분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 일도 한계는 있습니다. 영화가 좋아서 비디오 가게를 한 이후 영화만 보면 진저리가 쳐지고, 여행이 좋아 여행안내를 시작한 이후 여행이 여행답지 않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예~~ 어떤 일을 하던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햇볕 아래 그늘이 더 강하듯, 즐기기에는 숨겨진 복병이 너무도 많습니다. 준비하고 챙겨야 할 일들. 수없이 발생하는 변수. 기타등등 기타등등. 이제는 무사귀환이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단련이 되었지만 언제나 출발은 두렵습니다.


그중 여권에 얽힌 비화는 실로 많습니다. 그 상황을 생각하면 경기가 일어날 정도로. 출발시간까지 주무시는 분 깨워서 공항 온 적도 있고. 집결 장소에 나왔다가 돌아갔다 오시는 분은 비일비재….



작년 5월 5일 어린이날.


부부 6쌍 인솔자 없이 계림 단독 출발이었습니다. 모두 여권 소지 확인하고 잘 보내드렸는데 4시간 후 공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 분의 여권 번호가 단체 비자와 다르다고….


"엥? 몇 번 확인하고 비자 받고 또 확인했는데요." 그래도 다르답니다.

"그분 좀 바꿔 주세요." "#$^%&%*%$#@!" 


예~~ 만료 기간이 6년이나 남은 여권에 사진이 예쁘게 안 나와서 비자 신청한 이후 새로운 여권을 만드셨대요. 우째 이런 일이…. 그렇다면 말을 하던가. 구여권이라도 함께 들고 가시지….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습니다. 총알을 타도 비행시간 전에 여권을 들고 공항에 도착할 시간이 없습니다. 상황 종료!! 결과는…. 울면서 혼자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혼자 떠난 남편이 계림 산수가 눈에 들어왔을까요?-!-



2010년 2월 **일 인천공항 


"20명이죠? 단체 비자와 여권 확인하겠습니다." "예~ 여기요"

"어 잠깐만요…. 이 손님 여권 번호가 왜 틀리죠?"

"엥? 그럴 리가요…. 여권 사본과 비자를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이거 보세요…. 완전히 틀리잖아요." "멍……."


경기도 A 공고 선생님들을 모시는 운남 여행 때였습니다. 선생님 한 분이 비자 신청을 끝내고 무슨 생각으로 여권을 새로 갱신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오자나 탈자라면 사유서를 첨부하는 편법처리가 가능하지만, 여권의 신상 기록이 통째로 다르면 입국이 거부 됩니다. (출국은커녕 공항에서 발권도 안 해주죠) 이런 경우 구여권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구여권을 집에 두고 신여권만 들고 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음~~~ 일단 침을 삼키고, 차분히 시간을 계산해 봅니다. 당장 누군가가 구여권을 들고 공항에 올 수 있다면 충분히 발권 가능한 시간…. 우여곡절을 겪고 다행히 마감 전에 여권을 받았습니다.


이날은 이런 일이 발생할지 미리 예지했었나 봅니다. 평소처럼 출발 두 시간 전에 공항 수속을 했더라면 어림없었을 텐데 예정보다 1시간 반이나 먼저 공항에 도착하여 사전 발권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2010년 4월 *일  


"자 출발합니다. 여권은 다 가져오셨죠?" 산뜻한 마음으로 전주 종합경기장 앞을 떠났습니다.

간단한 안내를 하고…. 여권을 걷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나…. 여권이…." "무슨 일인데요?" "남편 걸 들고 왔어용" "컥컥!!!" 

 "기/사/님 S/T/O/P"


왜 여행 갈 때 남편 여권 들고 오시는 분들이 이리 많죠? 구여권도 종종 들고 오십니다. 어쨌든 이날도 비행기 타기 전에 생쇼를 했습니다. 다행이라면 연휴치고는 생각보다 공항까지 가는 길에 차가 덜 막혔다는 것.


여권 사건의 압권은 이제부터입니다.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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