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유럽에 첫발을 딛고 두 번째 관문이라면 열차 타기입니다.
유럽 열차와 역은 다 비슷하여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익히고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아주 쉽습니다.
한 도시에 여러 곳의 역
서울에도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청량리역이 있어 각각 행선지가 다른 것처럼 유럽의 대도시엔 역이 여러 곳에 분산된 도시가 많습니다. 파리는 무려 6개의 역이 있습니다. 노선검색을 하거나 열차를 탈 때 출발지를 잘 기억해 두어야 착오가 없습니다.
개방형 플랫폼
유럽 역은 대부분 플랫폼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표가 없어도 마음대로 차를 탈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검표하고 들어가는 우리나라랑 비슷합니다. 열차를 타기 전에 전광판을 잘 보고 플랫폼을 찾아가야 합니다. 대도시엔 플랫폼이 많고 대기하는 차도 많아서 한눈팔다 다른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주의 필요.
열차의 종류
유럽 열차는 초고속 열차, 국제열차, 침대 열차, 일반열차 등으로 나뉩니다.
● 초고속열차 : 독일 ICE, 프랑스 TGV, THALYS 스페인 TALGO 등이 있고 독일 이체ICE를 제외한 모든 열차가 유레일패스가 있어도 별도 예약료를 지불하고 좌석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그냥 타면 예약료의 다섯 배 이상 벌금을 물게 됩니다.
● 국제열차 : EC (Euro City), IC (Inter City)로 불립니다. 다른 나라까지 연결하는 열차로 R 표시가 없으면 좌석 예약 없이 유레일패스로 자유롭게 탑승 가능합니다. 배낭여행 중 가장 많이 타는 열차입니다.
● 유로 나이트 : EN(Euro Night)으로 표시합니다. 밤에 운행하는 국제 열차입니다. 이 열차도 R 표시가 없으면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밤에 운행하기 때문에 쿠셋이나 침대칸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ICN, NCL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일반열차 : R, IR, RE, RX 등 지역을 운행하는 열차들입니다. 완행도 있고 급행도 있습니다. 예약 없이 빈자리에 않으면 되는 차입니다.
열차 좌석의 종류
● 코치 Coach : 우리나라 열차처럼 의자로 되어있는 자리를 말합니다.
● 컴파트먼트 Compartment : 1개의 방에 6명 정도의 좌석이 있고 바깥쪽으로 통로가 나 있는 형태입니다. 야간 이동이나 장거리 이동차에 많으며 좌석을 펴면 반침 대가 되는 슬리퍼렛 Sleeperette도 있습니다.
● 쿠셋 Couchette : 간이침대 열차입니다. 6인실, 3단 침대가 대부분이며 낮에는 좌석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별도의 사용료를 내고 예약해야 합니다.
● 침대차 Sleeping Car : 말 그대로 침대차입니다. 1~4인실이 있고 내부에 작은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습니다. 패스가 있어도 예약료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역의 시설물
● 큰 역에는 인포메이션이 거의 다 있습니다. 낯선 도시에 도착하여 막막해지면 인포메이션부터 찾기 바랍니다. 대부분 무료 지도가 있어 여행지를 체크하고 동선을 짜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작은 역이 아니면 가방을 보관할 코인로커나 유인 락커도 대부분 있습니다. 떠나시기 전에 역을 검색하여 짐 보관소가 있는지 체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역에는 쉴 수 있는 공간과 함께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큰 역이라면 상가가 아주 잘 되어있어 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오늘 경험할 열차는 "도나우 왈츠"라는 이름이 붙은 EN (Euro Night 야간 특급 국제열차)입니다. 뮌헨에는 아침 6시 반에 도착할 예정, 추가 요금을 조금 내고 쿠셋을 예매했습니다. 유럽의 열차는 컴파트먼트라는 4인, 6인실 형태의 칸막이 스타일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오픈된 좌석식 열차는 코치라 부르고, 쿠셋은 밤이면 간이침대로 이용하는 컴파트먼트 스타일의 열차를 말합니다. 지정된 열차에 탑승하여 자리를 잡자 차장이 좌석권과 여권을 받아 두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국경을 통과할 때 잠을 깨지 않아도 되고 내릴 곳이 가까워지면 미리 알려 줍니다. 이젠 서양 사람들과 함께 자도 별로 어색하지 않고, 처음 이용한 쿠셋이 참 편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배낭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보아주시길 권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행본 두 권 정도 분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독하시면 여행 준비에 도움은 물론, 현지에서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