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성당 TOP 5
불가리아 릴라 수도원 [Rila Monastery]
4위부터 성당을 선택하기가 너무 힘들어집니다. 크고 웅장한 성당은 유럽 전역에 너무 많습니다. 역사적인 의의나 상징성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 어디에 포인트를 맞추어 기준을 잡아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성당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크고 화려합니다. 어느 한 곳을 올리기에는 너무 애매하여 모두 빼고 독특한 성당 두 개를 꼽아 보겠습니다.
릴라 수도원 성당은 가톨릭 성당이 아닌 동방정교회 성당입니다. 가톨릭이 구교와 신교로 나뉘기 이전 동방정교와 분리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뿌리가 같아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야겠습니다. 이 수도원 안에 있는 성당은 이콘화가 압권입니다. 산속에 은둔한 수도원의 주변 풍광도 멋지므로 불가리아 지역을 가신다면 일부러 가보실 이유가 됩니다.
릴라 수도원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남쪽 120km에 있는 릴라산 릴스카 강의 계곡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0세기경 동방 정교회의 성자 반열에 오른 성 요한(이반 릴스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이 수도원은 이반 릴스키의 금욕적인 삶의 은둔처였으며 중세 불가리아에 정신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19세기 초 화재로 소실되어 1834년~1862년에 걸쳐 재건축되어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재건축 당시 자재를 나르던 소규모 촌락이 현재는 릴라촌을 형성하고 소도시로의 발전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수도원의 신심은 강력하고 위압적인 오스만 튀르크 통치 시에도 종교 활동을 보장하였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합니다. 특히 18세기와 19세기에 불가리아 르네상스를 이끈 지주로 이 수도원을 꼽습니다. 수도원 박물관에 보관된 화려한 십자가에는 이 움직임의 주도적 인물인 수도사 라파엘(Raphael)이 그린 100개 이상의 성서 장면들이 장식되어 있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릴라 수도원의 입구에 들어서면 선과 악으로 표현되는 흑과 백의 완벽한 조화를 만나게 됩니다. 수도원 건물과 한여름에도 백색으로 빛나는 릴라산 정상의 만년설과 산 중턱의 녹음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습니다. 이 수도원에 또 하나의 볼거리는 이콘화입니다. 수도원 본관 맞은편에 있는 성모승천 성당 외부 벽면에 당시 문맹자들의 성서 이해를 돕기 위해 프레스코화로 가득 메웠습니다. 그림을 하나씩 따라가며 감상하면 영화를 보듯 성경을 읽게 됩니다. 릴라 수도원은 1961년 불가리아 정부에 의해 국립 박물관으로 선포되었고,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배낭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보아주시길 권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행본 두 권 정도 분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독하시면 여행 준비에 도움은 물론, 현지에서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들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