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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마

S#3 금전수가 죽은 날 / 겨울밤

by 서예빈



얘 좀 봐,

창문에 붙어서



엄마한테

춥다 얘기도 못하고



살고 싶어서


참새는 왜 코끼리처럼 커다랗지 않은 거야?

그리고 사람은 왜 웃으며 태어나지 않는 거야?



불쾌해

숨쉬기도 힘들고

침도 안 나와



나, 거기 없거든

마음은 이래



장독에 기어들어간 문장이

입술이 맛있게 익으면

반으로 길게 찢어서



한 쪽은 그리웠다 말하고

남은 쪽은 사랑한다 말할 거야



지금 남아있는 말이라도 건넨다는 게

내일 오늘보다 더 춥다?

매일 오늘보다는 더 춥대



겨울은 원래 춥다니까

그렇지?



이제 알아



그런데

너 죽은 이유

동사 아니고

과습이래



아 정말 다행이다



넉넉한 위로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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