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있어 가짜뉴스를 대하는 자세
지난 4월 13일 금융시장에는 두가지 루머가 돌았다. 하나는 몇몇 저축은행의 PF 대출에서 손실이 발생했으니 돈을 다 인출하라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미국 모 투자회사 등에서 도이치뱅크와의 파생상품 거래를 중단했다는 내용이었다. 시점으로는 저축은행이 먼저, 도이치뱅크 건이 나중이었다.
둘 다 금융시장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내용이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는 매우 크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이 PF 사업징들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고, 일부 건설사는 존폐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돈을 댄 금융기관 중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불리한 저축은행과 증권사 중 일부는 생존여부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받았다.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행히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여전히 여건은 타이트하고 모두가 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은 남아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불어 미국의 SVB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2008년 리만 브라더스로 대표되는 금융위기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성장한 미국 IT 기업들은 코로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고, 그 결과로 위기를 넘기기 위한 자금수요가 증가했다. 이들에게서 돈을 예치받고 안전한 미 국채로 운용해 온 SVB는 미국 기준금리가 처음보는 속도로 인상되며 미실현손실이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고객이 돈을 찾아간다고 하니, 손실을 실현시키다가 그만 무너지고 만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모든 금융기관에 동일하게 미친 것이기에, 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은 순식간에 확산되었다. 그 여파로 스위스 은행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크레딧스위스가 헐값에 UBS에서 매각되는 일도 벌어졌으며, 다음 타겟은 도이치뱅크가 아닌가 하는 시장의 의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호흡기를 달았다가 간신히 떼고 정상적인 활동이 이제야 조금 가능한 상태다. 건강한 모습이 아직은 아니다. 그런 때에 이런 루머라니. 사실이라면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내 돈은 안전할 수 있을지가 걱정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