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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May 24. 2018

아마존과 알리바바 전쟁의 시작- 최후의 승자는?

유통망의 혁신은 유통망의 붕괴를 가져온다!

중학교에 들어간 딸아이가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남들이 다 한다던 영어와 수학 학원을 다니지 않고 바이올린이나 합기도 등 본인이 원하는 활동을 했으니 중학교에서 처음 본시험에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나 봅니다.

성적보다는 친구들과의 비교로 혹시나 충격을 받아 자존감이 낮아지지는 않을까가 더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뒤처진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스스로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성적이라는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에 만족할 줄 하는 아이의 모습이 새삼 대견합니다. 


도대체 공부를 못하면 세상에서 실패하고 낙오자가 되는 것이 사실일까요?

공부 말고도 다양한 삶의 진로가 있는데 왜 내 아이가 모든 사람이 가는 걷는 길을 따라가기를 바라는 걸까요? 

위 질문은 많은 부모님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주제입니다.


청년 실업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고 연일 물가 상승과 경제가 어렵다는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껏 경제가 좋아져서 서민들이 여유롭게 살게 되었다는 뉴스는 40대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어쩌면 전설 속의 이야기 일 뿐입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는 부모 세대보다 못한 경제 환경에서 살아갈 가능성도 높아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지금 경제가 힘들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국가의 경쟁력 자체가 낮아진다면 국민의 생활수준이 낮아지는 것은 명확한 이치입니다.

이미 합계 출산율이 1 이하로 떨어진 현실은 국민들이 살아갈 미래를 보여주는 암울한 지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공부를 위해 이른바 학원 순례를 시키는 것이 올바른 최선의 선택일까요?


정답이 없기에 대답하긴 힘든 질문입니다...


얼마 전 흥미 있게 본 기사에 아래와 같은 제목이 있습니다.


'아마존이 부른 참극’...美 오프라인 매장의 몰락


실제로 장난감의 거대 왕국이었던 토이저러스가 미국 전역 800개 매장을 폐쇄 검토하는 중이며 베스트바이·시어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유통망의 거인들이 유통공룡 아마존의 성장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완구·패션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오프라인 매장의 폐쇄가 잇따르고 있어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으며 이는 온·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이 덩치를 불리며 나타난 파급효과로 풀이된다고 하네요.


전자 상거래 플랫폼 비즈니스의 영향력은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유통망이 구 세대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 체인 베스트바이도 미국 전역의 모바일 전용매장 250곳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한다고 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체인 시어스와 메이시스조차도 변화에 맞설 수가 없습니다.

‘시어스 홀딩스’는 올해 초 132년 전통의 시어스 백화점 매장 39곳과 K마트 매장 64곳 등 103개 매장을 오는 3월 초부터 4월 초 사이 폐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은근슬쩍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기에 실제적으로 나와는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나에게도 곧 닥쳐올 현실의 예고편입니다.

경제 현상은 파도와 같아서 멀리서 보면 자그만 물결에 불과해 보이지만 막상 앞에서 보면 감당하기 힘든 거대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랄 세계에서는 어쩌면 기성세대가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았던 세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정보기술과 인공지능이 주도하게 될 미래에는 그동안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 필수적이었던 책상에 오래 붙어 있기 신공(?)과 좋은 암기력이 쓸모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변화하는 유통망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다양한 실험들이 중국과 미국 등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중에 주목할 만한 실험이 무인점포 시험입니다.

이전 글에서 중국의 하마 선생(^^)에 관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미국의 아마존은 한층 진화된 무인점포를 '아마존 고'라는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 문을 연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e go)가 시범운영을 끝내고 정식 오픈했습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서 물건을 집어 오기만 하면 따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매장을 나서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청구서가 날아온다는, 바로 그 영화 같은 미래형 매장입니다.


특히 뉴욕타임스 기자가 미리 양해를 구하고 '공식적으로' 음료 도둑질을 감행했으나 결국 실패(자동 결제가 진행되었습니다)는 체험 기사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무인점포의 핵심 기술은 수많은 센서가 고객의 동선을 감지하고 결제까지 이루어지게 하면서도 고객은 눈치 채지 못하고 쇼핑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고객 중심 매장 환경과 이를 구현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고가 내건 '노 라인즈 노 체크아웃(No Lines No Checkouts)' - 고객이 불편해하는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완전히 없애 주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듯 보입니다.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기술과 유사한 아마존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테크놀로지가 귀찮은 일을 알아서 대신해주기에 소비자는 물건을 갖고 매장을 나서기만 하면 됩니다.

실제 체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후기를 보니 너무 편해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과소비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하네요.

이미 음식점에서도 종업원에게 음식을 일일이 주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연동된 메뉴판을 통해 주문만 하면 음식이 나오고 결제도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도 이미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무인점포가 상용화되면 그 많은 점포 종업원들은 실직을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더 무서운 사실은 고객의 모든 동선에서 파생되는 정보가 가공되고 결합되어 소비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던 선호도와 취향까지 기업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에 기업들이 수익을 가져다주던 20%의 고객에 집중하는 VIP 마케팅을 펼쳤다면 이제는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80%의 고객까지도 모두 끌어당길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파레토의 법칙에서 롱테일(long tail) 법칙으로의 변화는 매우 충격적입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이 예견했던 암울한 빅브라더(big brother)의 세상이 실제로 구현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드는 건 필자의 기우만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아마존 고가 보여준 무인점포의 미래..

과연 한국은 어떨까요?

국내에도 이미 지난해 문을 연 국내 무인 편의점이 있습니다. 

2017년 5월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무인 편의점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뒤 이어 지난해 9월 스타벅스 본사 지하 1층에 문을 연 '이마트 24 서울 조선호텔점'입니다.

그런데 아직 국내의 기술은 아마존 고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하는 후문입니다.

일례로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물건을 계산대 앞에서 일일이 바코드로 찍어야 하는데 계산을 도와주는 분이 없어 오히려 시간만 더 잡아먹고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세븐일레븐은 360도 자동 스캔이 되는 컨베이어 벨트가 계산대 앞에 있기는 하지만 구매 물건을 벨트에 올렸다가 다시 담고 결제 승인 절차를 밟는 건 역시 소비자 몫입니다.

<세븐 일레븐 자동 스켄 컨베이어 벨트>

무인점포의 지향점이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해서 경영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차원이라면 국내의 무인점포 모델은 우수한 사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계산하는 번거로움까지 더하게 만드는 기술은 없으니만 못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아마존 고가 '업그레이드된 고객 경험 제공'을 내세우는 이면에는 충성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그들만의 치밀한 장기 전략이 숨겨져 있습니다.


중국의 알리바바의 목표 고객이 중간 판매상이라고 한다면 아마존의 목표 고객은 최종 소비자입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유료 회원 기반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하고 최종 소비자를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을 떠나지 못하고 종속되도록 만드는 전략을 시도하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매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아마존의 프리미엄 고객이 2016년 기준으로 6천만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지향점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 모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가고 있으며 충성 고객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최종 종착지는 동일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중국에서 두 회사는 당분간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각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해 나가게 될 것인데 진검 승부의 승자는 엉뚱하게도 유통 분야가 아닌 인공지능과 같은 부가 영역에서 갈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치열한 전장, 신 유통의 세계에서 아이에게 한마디 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해 봅니다.

'사랑하는 딸, 아들! 학교의 책상 속에 숨어 있던 기회가 날아 올라 이미 세상에 펼쳐진 세상이 되었단다. 닫힌 지식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너희들 주변에 펼쳐진 기회를 볼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키우는 공부를 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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