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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08. 2018

미중 무역전쟁! 트럼프는 미국이 만들어낸 어벤저스일까?

재앙의 시작일까 아니면 기회가 될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살다 보면 회사나 주변 지인들과 각종 분쟁을 겪으며 살게 됩니다.

이런 갈등의 원인을 크게 나누어 보면 개인적인 원인과 사회적인 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누군가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물리적 폭력도 행사하는 상황까지 이르곤 합니다.

예를 들면 돈을 빌려주고 갚지 않는 사람은 형제지간이라도 불구 대천의 원수로 변하곤 합니다.

만약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 일은 없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개인적인 노력으로 해결은 가능합니다...

사회적인 갈등의 예로는 세금 문제를 들 수가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매출 감소로 고통받는 분들은 국가가 부과하는 각종 세금들로 인해 더 큰 고통을 받게 되지만 법을 바꾸지 않는 이상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 애국심을 상실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더라도 개인이 거대한 시스템을 상대로 갈등을 해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개인의 갈등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의 분쟁도 비슷한 양상이 있습니다.

추후 수십 년간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유럽 연합과 일본 및 러시아, 인도 등도 각 지역의 맹주가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보호 무역의 장벽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앞으로의 세계 질서를 바꾸는데 큰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국지적 분쟁은 전투 후 누가 상대방에게 더 피해를 입혔을까가 중요하지만 전쟁은 결국 누가 더 큰 명분을 얻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초한지에 보면 원조 엄친아에 더하여 괴력까지 지녔던 항우는 상대적으로 보잘것없었던 유방과의 수많은 전투에서 거의 대부분 승리했지만 '사면초가'라는 유명한 고사성어를 남긴 마지막 전투에서 패하고 결국 자살로 화려했던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더 많은 손실을 입었을 것 같은 유방은 정치적 명분을 얻음으로 최종 승자로 모든 것을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했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경제적인 면과 정치적인 면에서 추구하는 목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표면적으로 미국은 현 중국과의 마찰이 대중 무역에서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한다는 경제적 목표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2017년 중국의 대미 무역 수출은 약 5,000억 달러였는데 미국은 먼저 340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까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산 수입제품 6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며 대응하고 있지만 2017년 대미 수입액이 1,300억 달러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인 것으로 관측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은 중국에 비해 더 유리하며 더 많은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하면 “중국 증시는 4개월간 27% 떨어졌지만 미국 증시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미중 무역 전쟁에서 관세가 예상보다 더 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실제로 상하이와 선전 증시를 합친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018년 8월 2일 종가 기준으로 6조 900억 달러로 집계돼 일본 도쿄 증시의 6조 1600억 달러를 밑돌아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세계 2위 자리를 뺏겼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근 4개월간 미중 증시의 동조화가 깨지고 격차가 커지고 있고 위안화도 급락하고 있는 현실로 볼 때 현재까지는 미국이 무역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우존스와 상하이종합지수 추이/시나닷컴>

물론 미국도 전투에서 개별적 피해를 보고 있는데 미국 최대 모바일 칩 업체 퀄컴이 신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440억 달러를 들여 추진한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가 중국 당국의 불허로 무산되고,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불법 복제 혐의로 현지 법원으로부터 일부 제품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하는 사례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4.1%를 기록함으로 잠재성장률의 2배 수준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면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의 승리는 거의 확실합니다.


다만 미중의 무역 전쟁 상황은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에 빠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란 상호 협력할 경우 서로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상황일 때 개인적인 욕심으로 서로에게 불리한 상황을 선택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게임이론의 유명한 사례입니다.

협력적인 선택이 양자에 최선의 결과를 주지만 현실은 자기 이익 중심적인 ‘이성적인 선택’으로 무역전쟁이라는 ‘나쁜 균형’에 이르게 된다고 보는데 문제는 내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상대가 물러설 것이라는 판단 착오 탓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대치가 생긴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고관세로 대표되는 ‘강경책’과 타협이라는 유화책의 선택 사이에 놓여있는데 지금과 같은 관세 맞보복의 무역전쟁처럼 양자에게 모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내쉬 균형'으로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수학자 존 내쉬의 이름을 따 지은 말로 서로에게 불리한 치명적인 균형에 비유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고 경계해야 할 결과는 경제적인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에서 본 질서의 변화입니다.

현대 글로벌(globalization)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 중 하나는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 무역 주의의 확산- 세계 무역기구(WTO) 같은 시스템-입니다.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향후 몇 년간 WTO 시스템을 지역별 통상협력 조약으로 바꾸려 할지도 모르며 이는 탐욕적인 금융 시스템으로 대중의 반감을 사고 있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 유대 자본가들의 이익에도 부합한 것처럼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모두 무역전쟁에 대해 경제를 넘어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며 접근하고 있어 해결은 쉽지 않으며 장기전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보는 분야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위축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세계 주요국의 교역액 순위를 보면 1위가 중국, 2위가 미국으로 두 국가의 분쟁은 세계 경제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미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는데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제조업 PMI는 50.8%로 전달보다 0.2% 포인트 떨어져 8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신수출 주문지수는 4개월 연속 50% 이하(위축국면)로 2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중국의 2018년 2분기 성장률은 6.7%로 전분기보다 0.1% 포인트 둔화됐는데 앞으로 중국의 경제는 실제 물가 지수 급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슈퍼차이 나론’을 설파해온 중국의 관변 경제학자 후안강(胡鞍鋼) 칭화대 국정 연구원장이 칭화대 동문들로부터 공개 해임 압박을 받은 것은 강한 중국을 꿈꾸던 중국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가짜 백신' 사태까지 터져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진핑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미국, 정치적으로는 부분적이나마 중국이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미국의 세계 경제 시스템 재구축 전략이 불러올 갈등과 위화감

2. 달러화 금융 시스템의 강화 및 부분적 대체 결제 시스템의 등장

3. 중동과 아시아의 국지적 분쟁이 가져올 변화


부족하지만 각각의 원인과 결과가 가져다 줄 변화에 대해 다음 글에서 이어서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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