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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13. 2018

세계 경제 공황의 서막: 전투의 시작, 한 손은 거들뿐

미국과 중국의 두려움이 파국을 일으키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관세 폭탄을 안기며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터키에서 리라화 폭락이라는 소식이 들립니다.

환율 시장에서 장중 23%까지 폭락했다고 하니 터키인들은 어제 100원에 사 먹던 과자를 오늘은 123원을 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약 70여 년이 흘렀으니 세계가 다시 전쟁의 포화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세계는 바야흐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되곤 합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갈등이 발생하고 상호 만족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이 쉽지 않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경제적 혹은 종교적 목표에 이르기까지 점차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맙니다.

글로벌 무역 대전의 시작은 일단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먼저 선전 포고한 가운데 유럽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으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현재까지 전투 상황을 살펴보면 총알이 부족했던 터키의 대패, 장기 전투를 위해 참호전을 준비하는 중국, 아사 직전에 몰린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외 러시아, 인도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참전한 글로벌 무역 대전에서 부각되는 대표적인 국가들의 개별 상황에 앞서 미국의 슈퍼 파워로써의 힘의 근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관세 부과를 통한 마찰이 주로 부각되지만 사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국으로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아닙니다.


금융 시장 장악을 통한 달러의 국제 유통이 슈퍼 파워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과 독일등 이른바 ‘수출 주도형 국가'는 미국에 수출하여 달러를 벌어들인 후, 다시 미국의 채권을 구매하는 형태로 또다시 미국에 달러를 예치하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을 통해 들어온 달러는 은행을 통해 원화로 환전되고 한국은행에 외환 보유고로 잡히게 되는데 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비 효율적이니 대부분 여러 형태로 다시 투자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에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을 산다면 일부는 현물로 본점 지하 금고에 보관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연방 은행에 보관된 금을 지게차로 이곳에서 저곳으로 몇 미터 움직일 뿐인데 전산의 숫자상으로만 소유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의 달러가 현 국제 사회에서 금의 신용과 맞먹는 세계 결제 화폐이기에 주요 자본 시장의 교역 화폐로 쓰이고 있으며 달러를 벌어서 다시 미국으로 달러가 들어가는 자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의 상황을 연상시키지만 다람쥐는 바퀴를 돌리는데 너무 바빠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습니다.

다람쥐를 소유한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불만 많은 다람쥐에게 더 큰 바퀴를 제공해 줌으로 실제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음에도 너그러운 주인님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조삼모사',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이라는 고사성어(?)가 적용되는 것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무역 시스템입니다.


만약 미국이 달러를 빌리지 않고 자신들이 발행한 달러 한도 내에서만 사용하기 위해 돈을 적게 찍어 낸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요?

이론적으로는 달러가 평가절상되어야 합니다.

평가절하란 대외적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 나라의 대외적 통화 가치가 평가절상(환율 인하)되면 그 나라 통화의 대외구매력이 늘어나고 수출 상품의 외화 표시 가격은 올라가게 됩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은 이미 4차례 양적 완화를 하면서 시장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달러를 마구 찍어 공급하였습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해외 수출 국가들이 가지고 있던 달러 보유고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앉아서 돈을 잃는 원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무역 국가들은 달러의 가치가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도록 힘들게 벌어들인 달러를 다시 미국 채권 매입을 하는 다람쥐가 되고 마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이 세계 최대 수출 국가인 중국이 원하든 원치 않든 그토록 많은 미국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다음으로 미국이 슈퍼 파워를 유지하는 힘의 근원은 석유를 통한 에너지 장악입니다.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는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뿐 아니라 태양열, 지열, 풍력, 조력 등 매우 다양함에도 아직도 세계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석유입니다.

석유는 미국의 현 세계 질서 유지 체제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1971년 미국 대통령 닉슨은 달러의 금 본위제를 폐지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돈이 돈으로써의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신뢰인데 달러를 가져오면 금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약속을 파기했으니 당연히 달러의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가 위태롭게 되는 최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발 빠르게 석유를 찾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합해 석유 달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이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러로 지불해야 하므로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달러가 금과 연계되지 않아도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는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만 부작용으로 아직까지 중동 지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수많은 분쟁의 원인도 함께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무슬림의 테러는 강력한 비난의 대상이며 결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하지만 석유와 연계한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행했던 미국 금융 자본가들의 욕심이 잉태한 분쟁도 부끄러움을 가지고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힘은 대외 채무를 달러로 책정하게 강제한 시스템입니다.

필자도 무역을 하면서 해외 바이어에게 받는 대금은 모두 달러로만 받고 있습니다.

이론상으로 미국이 보유한 대외 채무는 아무리 많아도 직접 달러를 찍어내어 스스로 갚을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빚을 갚았다는 증명서를 스스로 발행하여 채권자에게 주면 채무가 사라지는 이상한 시스템입니다.

이상하긴 하지만 미국의 패권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체재라고 할 수 있겠는데 국제 사회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미국의 힘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수상한 점은 이렇게 중요한 달러를 발행하는 권한을 가진 주체가 미국의 연방 기관도 아닌 은행 연합체의 사설 기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라는 점입니다.

미국 재정부도 관여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대인 금융 연합체인 은행장들이 모여서 결정하는 시스템이며 어떤 정부기관도 관여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건국 시기부터 벌어진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기관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치열한 금융 권력 쟁탈전에 관한 역사는 흥미로운데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생각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 암살설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절대 권력이 실제로 누구에게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힘은 달러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 즉 금융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결코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많고 내수 경제가 커도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패배하는 이유는 그들이 쌓은 신뢰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꿈(중국몽中國夢)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며 대국의 부활을 꿈꾸는 중국이 현대판 실크로드 건설(일대일로一帶一路)을 위해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등에 막대한 인프라 건설 자본을 빌려주는 것도 실제로는 중국 위안화의 신뢰를 향상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의 중국은 위안화를 최대한 방어하면서 정치적 동맹을 끌어들여 경제 전투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일정 부분 신뢰를 얻고자 하는 전략을 쓰지 않을까 합니다.

중국 고사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에 대해 미국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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